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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재발견 AS

[경남의 재발견]남해는요

<경남의 재발견> 남해 이야기는 노도에서 시작합니다. 노도는 경남 뭍에서 떨어진 섬 남해에서 또 떨어진 작은섬입니다. 서포 김만중이 유배 생활을 하다가 생을 마감한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 문학사에서 손꼽는 귀한 자산은 유배된 선비가 외롭고 척박한 삶을 살아내며 쏟아냈습니다. 많은 것을 갖지는 못했지만 억척스럽게 많은 것을 가진 남해와 옛 어른이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남해 가천 다랭이논. /박민국 기자


대표적으로 없는 땅을 깎아 계단 식으로 만든 다랭이논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다랭이논은 남해 주변 바다 풍경과 어울려 그 자체로 관광 자원이 돼 있습니다. 또 죽방렴과 석방렴에서도 그런 면이 보입니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 남해는 뜻밖에도 어업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물살이 세서 배를 타고 작업하는 환경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여기 사람들이 손놓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고기를 나가서 잡을 수 없다면 불러들여 가둘 줄 알았습니다. 그 장치가 죽방렴과 석방렴 같은 것입니다.



남해 석방렴. /박민국 기자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살아도 될 텐데 유독 남해 사람들은 척박한 환경에 순응하지 않고 나름대로 다스리며 살려 했던 것 같습니다. 경남에서 유난히 억척스럽다는 성정은 그렇게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많은 것을 가질 수 없던 섬이 오늘날 많은 것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여기 사는 사람들 때문일 것입니다.



남해 금산 보리암. /박민국 기자


요즘 남해 찾는 여행객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차로 갈 수 있는 제주'라는 말이 참 그럴듯합니다.


사실 취재팀은 남해 취재를 상당히 미뤘습니다. 편집국장 고향이라서 말입니다. 어쩐지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면 혼날 것 같아 부담스러웠습니다. 남해 취재가 20개 지역 가운데 16번째였나? 미루고 또 미뤘습니다.



가진 게 없어서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었던 섬









☞ 차례대로 정리하면…


1) 진주, 천 년 동안 여물고 단단해진 서부 경남의 자존심

2) 김해, 너른 들판에서 펼쳐지는 고대와 현대의 합주

3) 밀양, 신비로운 땅 구석구석에 꾹 눌러 쓴 이야기

4) 양산, 자연에 내민 손길에서 찾은 넉넉한 도시의 미래

5) 의령, 무뚝뚝해도 감출 수 없는 그 매력이 경남을 닮은 땅

6) 함안, 반구정 일출에서 악양루 석양까지 역수(逆水)는 없더라

7) 창녕, 지나치는 물줄기를 머금어 오롯이 자산으로 삼은 곳

8) 산청, 지리산 깊은 땅 그곳에 곧고 순박한 사람들

9) 함양, 지리산과 덕유산 자락에 똬리 튼 꼿꼿한 선비정신

10) 거창, 모진 아픔을 딛고 우뚝 선 북부 경남의 맏형

11) 합천, 살기 팍팍했던 땅이 남긴 가장 넓고 풍요로운 가능성

12) 창원, 국가 산업 일으킬 야무진 땅에 쏟아낸 아이디어

13) 마산, 바다를 메운 땅에 덩치와 살림과 자존심을 키운 곳

14) 진해, 해군의 요람은 풍경과 더불어 그 시간조차 조화롭다

15) 통영, 충무공이 점찍은 풍요로운 바다가 키운 발랄한 감성

16) 사천, 보존과 개발 날갯짓으로 날아오를 한 마리 나비

17) 거제, 조선업과 어업으로 경남 아침을 여는 큰 섬

18) 고성, 공룡의 고향에서 감상하는 날것에 가까운 바다

19) 남해, 가진 게 없어서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었던 섬



<경남의 재발견> / 도서출판 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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