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사빨

[어사빨](26)어르신을 웃겨봐

혹시 숙제 내 준 적 있나?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은데…. 생각난 김에 과제 하나 해보자. 뭐 간단해. 따로 검사하지도 않을 거고.


50대 어르신을 웃겨봐!


말 그대로 즐겁게 웃게 만들어 보자고. 아마 어르신에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가장 유용한 기술은 매너(manner)겠지만, 어르신 마음을 얻는 가장 유용한 기술은 유머(humor)일 거야.



이쁜 녀석들, 재밌군.


사람을 웃게 만든다는 거…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대체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어. 스스로 말을 재밌게 잘 못한다는 한 의원에게 들은 얘기야.


말을 재밌게 못하는 게 정치를 하니 약점이 되더라고. 그래서 어디서 재밌는 얘기를 보면 적어놓고 무조건 외웠지. 그리고 무슨 자리가 있으면 써먹는 거야. 반응이 좋으면 다른 자리에서 또 하고. 그렇게 하다 보니 사람들 대하는 게 예전보다 확실히 낫더라고. 모임 가면 발언권도 많아지고.


어이, 좌빨 여러분! 이런 고민 해본 적 있어? 그냥 생긴대로 사는 거지 무슨 얘기를 억지로 외워가면서 웃겨? 위선적으로 보이지 않아? 그런데 이게 정치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는 거야. '유머 = 발언권', 기가 막히지 않아?

여튼, 한 번 생각해 보자. 최근에 어르신을 빵 터뜨린 기억 있어? 꼰대들을 소재로 웃은 적은 있을지 모르겠어. (힘든)어르신과 함께 아파하는 것과 어르신과 함께 뒤집어져라 웃는 것은 완전 다른 프로젝트야. 그리고 어르신은 함께 웃을 수 있기를 많이 원해. 외롭거든.



잊지마. 쟤도 외롭겠지만 어르신도 외로워.


그렇다면 누군가를 웃길 수 있다는 것은 뭘까? 사실 잘 모르겠어. 같은 말을 해도 누군가는 빵빵빵 터지는데, 시큰둥한 사람도 있잖아. 몇 시간 동안 음담패설로 뒤집어지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음담패설 한마디에 소름이 돋고 치를 떠는 사람도 있다고. 개그콘서트를 같이 봐도 누구는 뒤집어지고 누구는 무표정하게 뚫어져라 화면만 봐. 같은 얘기를 누가 하는가에 따라 그 재미가 달라져. 결국 저마다 웃음 코드가 다른 셈이지. 아! 누군가를 재밌게 한다는 게 과연 뭘까. 이렇게 한 번 정리해봤어.


감성 주파수를 맞추는 작업.



어르신 마음 주파수는 몇 헤르쯔인가요?


두 글자로 공감이야.


우리 좌빨들은 아무 사적인 관계도 없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연대라고 해야 하나?) 능력은 쫌 돼. 그거 높게 평가받아야 하는 덕목 맞아. 하지만, 눈 앞에 있는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 특히 사고 체계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공감은커녕… 에휴.


종종 얘기하지만 선거는 편을 만드는 싸움이 아니라 적을 만들지 않는 싸움인 것 같아. 편을 만드는 거 물론 중요해. 하지만, 그건 기본이고 적을 최대한 줄여야 승산이 높아진다는 얘기야. 2012년 문재인이 2002년 노무현보다 편이 적었던 것 같지는 않아.


여튼 됐고. 어르신들 한 번 웃겨봐.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어사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사빨](28)에필로그-1  (0) 2013.08.05
[어사빨](27)상대를 존중한다는 거  (0) 2013.08.04
[어사빨](25)인상 펴라  (0) 2013.06.05
[어사빨](24)진보 리퀘스트  (0) 2013.02.27
[어사빨](23)게임이론  (0) 2013.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