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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빨

[어사빨](28)에필로그-1

5, 4, 3, 2, 1….

박근혜 50.1%, 문재인 48.9%


한참 환호할 준비를 하다가 그만 얼이 빠져버렸다. 이후 몇 시간 동안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거두지 않은 채 TV를 쳐다봤지만 결과는…. 그날 술맛이 더럽게 없었던 것만 기억에 남아.


MB에 대한 원망은 고스란히 같은 부피로 선거 결과에 대한 실망으로 돌아왔지. '앞으로 우리는 이길 수 있을까'. MB 여집합이 이보다 더 뭉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암담했어. 그래서 이대로는 뭔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돼. '어르신께 사랑받는 좌빨' 프로젝트를 바로 시작한 이유야.



아, 그날 느꼈던 배신감은….


여튼 그렇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여기까지 왔어. 줄기차게 쓰던 때도 있었고 한참 텀을 둘 때도 있었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연재한 내용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모조리 구상돼 있었던 거야. 믿지 않겠지만….


긴 시간 동안 지켜봐준 분들께 고마운 마음 전해. 정말 고마워. 당신들이 없었으면 결과적으로 혼자 중얼거리는 게 되잖아. 이제 약속한 30회까지 에필로그를 3회에 걸쳐 정리하면서 마무리하려고 해. 에필로그… 어쩐지 있어 보여서 좋아. 매우 마음에 들어.



우리… 행복해? 행복할 수 있을까?


에필로그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행복' 되겠다. 그래 행복. 우리 좌빨들이 더 행복하려고, 더 편하려고, 더 가지려고 살지 않는다는 거 잘 알아. 때로는 불편하더라도, 손해 쫌 보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더 나은 가치가 있다면 그것을 선택할 줄 알아야 하는 거 맞아. 대부분이 "그냥 대충 가자, 좋은 게 좋은 거지"라고 할 때 "아니!" 할 줄 아는 결기 중요해.


그렇더라도….


그 선택을 하는 자신과, 선택까지 가는 과정은 조금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우리가 씨부리는 가치보다 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우리를 볼 때 뭔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말이야.



내가 얼마나 개고생 하는데….


더 나은 가치를 위해 주류와 타협하지 않는 과정에서 생기는… 음, 그냥 '손해'라고 하자. 그 손해를 내가 감수하기 때문에 내 진정성이 빛나고 상대가 따라와야 한다는 생각이 만약 있다면… 아직 갈길 멀다.


결국 상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은 '행복한 모습'이고 그것을 연출하는 우리는 당연히 행복할 줄 알아야 해. 버겁다면 행복한 척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웬만한 좌빨보다 톰이 낫다.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책 알어? 거기 이런 내용이 있다. 톰이 말썽을 부리다 담벼락을 하얀 뺑끼로 칠하라는 벌을 받어. 꼬맹이 혼자 하기에는 매우 버거운 작업이었지. 이때 톰은 친구가 지나갈 때 엄청 무슨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담을 칠해. 굉장한 예술 작업이라도 하는 것처럼. 호기심이 발동한 친구가 자기도 한 번 해보자고 하지만… 톰은 붓을 넘기지 않아. 이런 대단한 일을 남에게 맡길 수 없다는 식으로 버티지. 결국 친구는 톰에게 사과를 바치고 그 노가다를 해. 그 동네 애들이 하나 둘씩 톰에게 뭘 한 가지씩 바쳐가면서 담을 칠하게 된다고.


우리 좌빨 같았으면…. 친구들을 꼬시기 위해 담을 칠하는 게 왜 중요하고, 협동을 하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으며, 친구를 돕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뭐 이런 얘기를 하다가… 혼자 일하지 않을까.


좌빨들아! 행복하자. 최소한 행복한 것처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