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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좋아

[신짱]시즌2-에필로그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영화 <화성아이 지구아빠>


영화 <화성아이 지구아빠>에서 주인공은 입양한 아들과 동네야구(?)를 보러 갑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구를 본다는 아이에게 아빠는 야구가 좋은 점을 설명합니다.


야구가 좋은 이유가 뭔지 아니? 열 개 중에 세 개만 쳐도 스타가 된다는 거야. 그것보다 조금만 더 잘 치면 슈퍼스타지.


이 대사를 접하고 삶이 한결 풍요로워졌습니다. '3할이면 충분하다'라는 블로그 제목도 여기에서 얻었습니다. 열 번 시도해서 세 번, 괜찮지 않습니까?


@영화 <화성아이 지구아빠>


신문, 신문을 만든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본 계기가 된 이번 연재도 목표는 '3할'이었습니다. 시즌1부터 60회로 정리했으니 셈하면 18회 정도가 기준입니다. 뭔가 의미를 남긴 작업이 18회 이상이면 뿌듯하고, 미만이면 아쉬울 것입니다.


3할이 위대한 이유는 열 번 이 악물고 덤벼도 세 번 쳐내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곱 번에 걸친 의미 있는 실패가 쌓일 때 가까스로 두세 번 히트가 나옵니다. 그저 방망이만 열 번 휘두른다고 공이 세 번 걸리는 일은 없습니다. 이런 게 삶이 고단한 이유 아닐까 싶습니다.


가끔 지역신문 기자는 지나친 오만과 지나친 패배감이 밑도 끝도 없이 엇갈리는 일 아닌가 싶습니다. 불편할 정도로 큰 종이에 옮긴 글 몇줄로 감히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여기는 게 지나친 오만입니다. 재수 없지 않습니까? 이제 신문은, 지역신문은 살 길이 없다고 단언하는 게 지나친 패배감입니다. 가엾지 않습니까? 이 간극이 제법 크기에 섣불리 변화를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영화 <화성아이 지구아빠>


구석에 처박은 방망이를 꺼내 휘둘러 봤습니다. 경기력이 있어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괜히 추하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했습니다.


사실 신문 읽는 경남도민일보 노동조합 지부장이 뭐가 짱이겠습니까. 지역주민과 호흡하고 독자가 아끼는 신문이 짱입니다. 그런 신문이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입니다. 이왕이면 그 '신문' 자리에 경남도민일보가 들어갔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고맙습니다. 진짜 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