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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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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to 11살 이예지 양 아쉬우면 너를 찾았다가 아쉬울 게 없으면 너를 험담하고 따돌리는 괘씸한 아이 얘기를 들었다. 너에게만 그러는 게 아니더구나. 친구가 늘 아쉬운 너는 모질게 선을 긋지 못하고 끙끙 앓았다면서? 네가 엄마만큼 강하고 단호하면 좋겠다. "예지, 너 친구가 되고 싶어 장난감이 되고 싶어?""친구요.""필요할 때 찾고 필요없을 때 홀대하면 그게 친구야, 장난감이야?""장난감이요.""아빠는 예지가 누구에게나 좋은 친구가 되는 걸 바라지 누구 장난감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아." 잠깐 다부지게 바뀐 네 표정을 엄마가 봤는지 모르겠다.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잘 대응하려무나. 너에게 만만찮을 그 고비를 넘기는 게 또 성장이란다.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발전 to 11살 이예지 양 자신 없는 수학 시험에서 92점을 받았다며? 그동안 노력이 보상받은 거니? 뿌듯해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지난 시험에서 84점 받았는데 이번에 92점 받았어요." 그래? 아빠는 네가 84점 받은 시험이 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단다. 92점이 얼마나 대단한 점수인지 강조하려면 84점이 필요했겠지. 가치라는 게 늘 상대적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이해하는 듯해 흐뭇했다. 애썼다.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신짱]시즌2-에필로그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영화 에서 주인공은 입양한 아들과 동네야구(?)를 보러 갑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구를 본다는 아이에게 아빠는 야구가 좋은 점을 설명합니다. 야구가 좋은 이유가 뭔지 아니? 열 개 중에 세 개만 쳐도 스타가 된다는 거야. 그것보다 조금만 더 잘 치면 슈퍼스타지. 이 대사를 접하고 삶이 한결 풍요로워졌습니다. '3할이면 충분하다'라는 블로그 제목도 여기에서 얻었습니다. 열 번 시도해서 세 번, 괜찮지 않습니까? 신문, 신문을 만든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본 계기가 된 이번 연재도 목표는 '3할'이었습니다. 시즌1부터 60회로 정리했으니 셈하면 18회 정도가 기준입니다. 뭔가 의미를 ..
[신짱]시즌2-(10)지역신문 경쟁자는?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입니다. 저 포스터는 어쩐지 끌립니다. 여러 가지 뜻을 담았는데 좋은 쪽으로 해석 바랍니다. 뉴스, 뉴스 같은 것, 뉴스 같지도 않은 것, 뉴스면 안 되는 것들이 흘러 넘칠수록 신문, 특히 지역신문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겠습니다만. 신문은 콘텐츠를 더 천천히 생산해야 합니다. 속도가 아니라 호흡입니다. 콘텐츠 생산에 더 성의 있어야 하고, 더 정확해야 합니다. 더 배려해야 하고 더 친절해야 하며 더 개성 있어야 합니다. 기만, 가짜, 허위가 만연할수록 지켜내야 할 가치입니다. 소비자가 이 가치를 알아챌 때 지..
[신짱]시즌2-(9)SNS 그리고 태도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최근 경남도민일보는 소셜미디어를 주제로 사내교육을 열었습니다. 강의는 이 분야 대마왕… 아니, 전문가인 김주완 이사가 맡았습니다. 지역신문 가능성을 짚는 이 연재에서 소셜미디어를 따로 다룰 계획은 없습니다. 일단 제가 그럴 깜냥이 안 됩니다. 그리고 제 사정이야 어떻든 지역신문 처지에서 소셜미디어는 그냥 필수입니다. 강의에서 김주완 이사가 한 말을 옮기는 것으로 정리하겠습니다. 100퍼센트 동의합니다. 지역신문은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 우리는 올드 미디어 때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지역민과 독자와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 소셜미디어 덕..
[신짱]시즌2-(8)소소하게 일상에 개입하는 신문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신문 밖에서 시도할 수 있는 변화는 뭐가 있을까요? 신문이 독자와 지역민 일상에 더 친근하게 개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신문이, 신문사 소속 기자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소소한 이벤트를 자주 마련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벤트가 다시 콘텐츠로 소비되는 구조가 이상적입니다. 가장 해봄직한 시도로 '릴레이 후불제 강의'를 떠올려 봤습니다. 최근 사내 게시판에 '아무 준비 없이 당장 강의할 수 있는 주제가 뭐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제법 다양한 답이 나왔고 그중에는 상당히 흥미를 끄는 주제도 있었습니다. 기자들은 은근히 강의를 많이 합니다. 강의에 재능을 보이는 사람도 제법 많습..
[신짱]시즌2-(7)신에게 열 두척의 배가 있다면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부서별로 지면을 할당하는 생산 구조부터 바꾸지 않으면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말자고 했으니 이렇게 하자고 할 차례입니다. 감히 주절거려 봅니다. 먼저 저에게 기자 12명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3명은 경력 5년 이하(굳이 고정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기자를 중심으로 현장에 투입합니다. 편의상 '1부'라고 하겠습니다. 이들은 △발생 뉴스 △편집국 주문 뉴스 등을 생산합니다. 속보는 끊임없이 온라인으로 노출합니다. '2부'에 해당하는 3명은 경력 5년 이상 기자를 중심으로 영역 구분을 최소한으로 두고 자체 콘텐츠를 자유롭게 생산하게 합니다. 정치부로 배정을..
[신짱]시즌2-(6)익숙함과 결별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매체 환경이 변하고 소비자가 변했습니다. 당연히 생산자와 매체가 그 변화를 따라가야 합니다. 그런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나 신문은 체질적으로 보수적인 매체입니다. 100년 전 신문이나 오늘 신문이나 기본 구조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변화해야 한다면 그 시도를 가로막는 벽은 뭘까 생각했습니다. 일단 특정 부서가 특정 지면을 책임지는 구조를 지목합니다. 는 20면을 제작합니다. 편집국장을 비롯해 자치행정부, 시민사회부, 문화체육부, 경제부, 논설여론부가 각자 맡은 면이 있어 기사를 출고하면 편집부가 지면을 제작합니다. 이런 구조가 만들어진 이유는 있습니다. 매일 일정한 결과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