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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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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참 우스운 게 아침에 10분 일찍 일어나는 사소한 변화조차 버거워하는 인간들이 다른 사람은, 조직은, 세상은 아주 한순간 벼락같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 봐. 아빠 양반, 그런 거 없어. 물론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는 인간도 높은 곳 싫어하는 고양이 수 만큼은 있겠지. 아주 아주 드물게. 하지만, 그런 거 아빠 양반 능력은 아니야. 동거자로서 조언한다면 부딪히고 지치지 않으면서 잘 버텨내는 힘이나 길러. 야옹.
호기심2 문학, 미술, 음악 심지어 과학에 이르기까지 인간에게 고양이가 미친 영향은 막대해. 각 분야에서 고양이와 관련된 무엇인가를 떠올리지 못한다면 배은망덕한 거지 뭐. 인류 문명 발전사는 고양이가 준 영감을 인간이 잘 이해했던 시기와 그렇지 못했던 시기로 나눌 수 있어. 인류 문명 발전을 이끈 고양이 저력은 당연히 호기심에서 비롯해. 수시로 강조하지만 같은 삶에서 살아가는 것과 죽어가는 것은 호기심 유무로 갈려. 어쨌든 고작 알레르기 때문에 나를 받아들이지 못해 미개할 수밖에 없는 아빠 양반이 호기심은 좀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야옹.
인사 엘리베이터에서 할아버지가 타니 인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인사를 받는둥 마는둥 표정도 영 떨떠름한 게 좀 그렇더라. 내릴 때도 인사하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가더구나. “예지, 저 할아버지 알아?” “아니, 몰라. 왜?” “예쁘게 인사하는데 받아주지도 않아서. 기분 나쁘네.” “내가 인사하는 게 중요한 거지. 받아주는 것은 할아버지 마음이고.” 대인의 풍모를 느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