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승환 2014. 3. 1. 10:44

네가 짜장라면이 먹고 싶다고 했을 때 당연히 두 개는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짜장라면은 한 개뿐이고 그냥 라면이 몇 개 있더구나. 먼저 짜장라면을 끓여서 너에게 내놓고 라면 하나를 다시 끓였지. 아빠도 먹어야 하니까.


그냥 라면도 포기하기 어려웠는지 같이 나눠 먹자고 협상 들어오더라. 아빠가 짜장라면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는 게 명분이었지. 어쨌든 그렇게 합의하고 라면을 끓였잖아. 그런데, 라면 하나 끓이는 몇 분 동안 짜장라면 그릇에 바닥이 보였어. 그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지.


"예지, 나눠 먹기로 했잖아."

"어, 덜 그릇이 없어서…."


답이 그럴듯했단다. 태연하게 라면도 먹겠다더구나. 그래, 다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