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2015년 9살
나쁜 새끼!
이 승환
2015. 1. 29. 09:33
학교에서 어떤 남자애가 때렸다면서. 맞은 것처럼 아빠를 때려보라 했더니 뺨을 찰싹 쳤잖아. 아프지는 않았는데 충격 받았단다.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응징했다니 잘했다. 절대 호락호락 넘어가서는 안 되거든.
야근하고 들어온 엄마에게 그 말을 전했더니 조심스레 네 기분을 확인하고 조곤조곤 조언하더구나. 너도 잘 알다시피 아빠야 막말을 즐긴다만, 엄마는 단어 선택이 무척 신중하잖아. 하지만 말이다. 네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나서 네 엄마는 갑자기 눈에 힘을 확 주면서 말하더구나
"이노무 새끼가 누구를!"
물론 '내가 이런 말 진짜 잘 안 한다'는 단서를 달더라만 아빠는 순간 쫄았단다. 그노무 새끼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