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2015년 9살

받아쓰기

이 승환 2015. 4. 7. 06:14

알림장을 내밀며 사인 해달라고 했잖아. 체크 항목에 '일기', '받아쓰기 틀린 것 3번 쓰기' 이런 게 있길래 확인하고 사인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냥 해도 된다기에 아빠는 다시 일기, 받아쓰기 보고 싶다 했고. 한 개 틀렸다며 방으로 쪼로록 달려가는 뒷모습이 진짜 웃겼다.

 

'어떡해'라고 써야할 것을 '어떻해'라고 써서 한 개 틀렸더구나. 머쓱한 표정으로 아까웠다는 너에게 칭창과 학습을 겸해 말했다.

 

"예지가 받아쓰기 하나 틀려서 어떡해? 아니, 예지가 10개 중에 어떻게 9개나 맞출 수 있었어?"

 

화사하게 미소지으며 이제 알겠다는 네 모습이 참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