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2015년 9살
입원(7)
이 승환
2015. 4. 14. 17:51
4월 14일
그러고 보니 네가 3일 이상 입원하면서 6인실을 쓴 것은 처음이네. 1~2인실을 쓰고 싶었으나 자리가 나지 않았어. 엄마는 6인실 환경을 너무 힘들어 했단다. 아빠는 바로 누우면 짧고 모로 누우면 좁은 보조침대 때문에 발목과 어깨가 결린 것과 네 오줌 변기를 종종 비우는 것 말고는 견딜만 했다.
네 침대를 기준으로 시계 방향으로 먼저 유방암으로 입원한 할머니. 귀가 잘 안 들려서 할머니도 가족도 목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일상 대화가 싸움(?)이더구나. 그 옆에 젊은 아줌마는 아픈 아들과 함께 있는 딸에게 욕이 입에 붙었고. 할머니와 이 아줌마는 서로 시끄럽다고 투덜거렸다. 맞은편 유방암으로 입원한 아줌마는 괄괄한 성격으로 우리방 반장(?) 역할을 했고. 우리 맞은편 침대는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해 잠 못들고 내내 칭얼대는 아이와 아이에게 시달리는 엄마가 있었네.
"아빠, 저 옆에 아줌마는 좀 심한 거 같아."
당연하지. 자식을 향한 거친 쌍욕이 문화적 충격이었을 테다. 그나저나 이제서야 옆 침대 사람들이 보이고 말이 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