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1
내 차도 내 뒷 차도
그 뒤에 선 차까지
알고 기다리는데
멀리서 경적이 꽥
할매 건너시는 중
35-12
기간제 교사라서
살아서 시달리고
죽어서 무시받고
우리 아이들에게
손 내밀던 선생님
35-13
옆차 타던 아줌마
문 열어제끼더니
내 차 운전석 문콕
힐끗 보고 뺑소니
팔팔구사 딱 봤다
35-14
투기 병역 나가리
전관예우 나가리
식민사관 나가리
뇌물 명단 나가리
법무장관 헬프미
35-15
십일 년 전 십이월
마주쳤던 대통령
이름표를 보더니
그 신문 주주라며
어깨 툭 미소 씨익
35-16
버리자고 냅둬라
냅두자고 버리라
쓰지도 않으면서
없으면 찾으면서
이사 전날 집정리
35-17
달리는 너를 보고
열림을 누르려다
닫힘을 눌렀구나
승강기 바라보며
얼마나 욕했을까
35-18
엘리베이터에서
생판 모르는 애가
손목을 덥석 잡고
배시시 웃는 거야
아저씨 무섭거든
35-19
듣는척할 수 있지
말도 참을 수 있어
그래도 잊지 마라
아무리 우겨봤자
나이 마흔은 꼰대
35-20
세탁기 돌려놓고
책 읽다 조는 아내
술 처마신 남편은
유튜브 뒤적거려
올드팝 틀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