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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6년 10살

충돌

학교에서 친구와 부딪혔다며? 이마에 희미한 자국이 있는 것으로 봐서 꽤 충격이 컸나 보더구나. 친구는 뒤통수를 움켜쥐며 뒹굴었다고.


"아빠, 내 실수도 있지만 옆에서 다른 친구들이 나보고 잘못했다고 계속 얘기해서 더 속상했어."


일단 참치캔 두 개로 왜 추돌 사고 때는 100% 뒷차 책임인지부터 설명해야 했다. 다행히 잘 알아듣더구나. 다음에는 더 조심하자. 문제는 옆에서 계속 잘못했다고 얘기했던 친구들인데 사람이라는 게 그렇다. 늘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나은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해. 누구나 인정하는 빼어난 재주가 있으면 괜찮은데 그런 재주라는 게 또 누구에게나 있지는 않거든.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게 훨씬 쉬운 방법이야. 그렇게 내가 잘났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고 그런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어른들은 더 심해. 그나저나 같은 상황에서 너라면 어떻게 했겠니?


"일단 부딪힌 친구들이 얼마나 다쳤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거 아냐?"


그래, 맞다. 그리고 많이 섭섭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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