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의사가 뇌압을 낮추는 약물 치료를 결정한 것은 좋은 신호였고 또 나쁜 신호였단다. 당장 수술하지 않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게 좋았고, 약물을 쓰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나빴거든. 구토가 멈추지 않는다니 토하더라도 먹이라더구나. 일단 먹는 게 중요하다고. 물만 마시던 너는 어느새 입술마저 하얗게 뜨더라. 틈날 때마다 먹고 싶은 것을 묻고 또 물었지만, 그때마다 고개를 저으며 물만 달라던 네가 짠하면서도 원망스러웠다.
"아빠, 솜사탕요. 솜사탕 먹고 싶어요."
간신히 내뱉는 주문에 편의점으로 뛰어갔다. 일단 물만 아니면 다 괜찮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