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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재발견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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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재발견]하동은요 'memory 경남의 재발견' 마지막은 하동입니다. 딱 50회로 마무리합니다. 그것도 설 연휴를 앞두고…. 이 치밀함은 인정받아 마땅합니다. 돌이켜보면 취재 시작 전부터 콘셉트를 딱 정하고 들어가는 지역이 있고, 취재를 하면서 콘셉트를 잡아 가는 지역이 있습니다. 거창, 마산, 진주가 전자라면 밀양, 양산, 함안 같은 곳이 후자입니다. 하동은 후자에 속한 지역입니다. 그래도 하동은 후자로 묶은 다른 지역과 달리 취재 중에 그 얼개를 빨리 그릴 수 있었습니다. 산이 있는데 지리산입니다. 바다는 한려수도랍니다. 덤으로 섬진강까지 끼고 있습니다. 평사리 들판까지 묶으면 하동은 그 풍광으로는 경남에서 하나도 빠질 게 없는 곳입니다. 지역 생김새만 얘기하자면 하동 사람들은 다른 지역을 좀 우습게 생각하는데, 그 ..
[경남의 재발견]남해는요 남해 이야기는 노도에서 시작합니다. 노도는 경남 뭍에서 떨어진 섬 남해에서 또 떨어진 작은섬입니다. 서포 김만중이 유배 생활을 하다가 생을 마감한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 문학사에서 손꼽는 귀한 자산은 유배된 선비가 외롭고 척박한 삶을 살아내며 쏟아냈습니다. 많은 것을 갖지는 못했지만 억척스럽게 많은 것을 가진 남해와 옛 어른이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없는 땅을 깎아 계단 식으로 만든 다랭이논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다랭이논은 남해 주변 바다 풍경과 어울려 그 자체로 관광 자원이 돼 있습니다. 또 죽방렴과 석방렴에서도 그런 면이 보입니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 남해는 뜻밖에도 어업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물살이 세서 배를 타고 작업하는 환경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여기..
[경남의 재발견]고성은요 옛날에 전방에서 군 생활을 하던 고성 사람이 고향을 말하면 강원도 고성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경남에서도 옛날에는 하모회 정도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래도 '공룡 나라 고성'이라는 브랜드가 어느 정도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성 가서 처음 놀랐던 게 밑이 훤히 보이는 맑은 바다였습니다. 그런 바다를 가까이서 접할 일이 별로 없으니 더 좋았습니다. 그런데 고성이 그런 바다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가 특별히 쓸모가 없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수심이 얕아 어장을 형성하기도 어려웠고, 해수욕장을 만들기에는 바다에 접한 땅이 마땅치 않았나 봅니다. 여기 사람 살림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던 바다인 셈인데, 덕분에 남해안에서도 손꼽는 귀한 절경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
[경남의 재발견]거제는요 거제를 맞추는 조각 하나는 취재 전부터 쉽게(?) 정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으로 대표되는 조선소입니다. 지금은 한풀 꺾인 듯하지만 경남 살림을 불리는 주요 산업은 제조업입니다. 그 제조업을 앞에서 이끄는 게 조선업입니다. 경남을 넘어 나라를 대표하는 큰 조선소 두 개가 거제에 있습니다. 거제 아침은 조선소가 깨웁니다. 거제를 맞추는 또 다른 조각은 당연히 바다에서 찾았습니다. 나라 안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 품은 자산을 얘기하는데 바다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거제는 어항과 해수욕장이 경남에서 가장 많은 곳입니다. 앞서 조선소가 거제 아침을 깨운다 했으니 같은 콘셉트를 이어가려면 당연히 어항이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외포항입니다. 거제를 둘러싼 바다는 어디를 꼬집어 내세우기..
[경남의 재발견]사천은요 처음 사천 지도를 봤을 때 바로 나비를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천만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뻗은 땅이 나비 날개 같았습니다. 이 사실을 의외로 사람들이 잘 몰랐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발견했나 싶었습니다. 나중에 확인했지만 에 '나비 닮은 땅'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객관성을 확보한 것은 좋았지만 조금 아쉬웠습니다. 사천은 경남에서 갯벌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사천 갯벌 매력은 사천만 서쪽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매력을 귀하게 여긴 사람들이 억척스럽게 버틴 덕에 사천 서쪽을 덮으려던 우악스러운 개발 손길을 한 번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거닐며 접하는 자연은 더욱 날것에 가깝습니다. 반면, 사천 동쪽은 갯벌을 덮으며 끊임없는 개발이 이어진 곳입니다. 각종 산업단지도 동쪽에 조성돼 있고...
[경남의 재발견]통영은요 남해를 낀 지역 가운데 충무공 이순신과 연을 주장하지 않는 곳은 없지 싶습니다. 충무공이 첫 전투를 벌인 곳, 대승리를 거둔 곳, 숨을 거둔 곳, 거북선이 처음 출격한 곳…. 그래도 충무공과 연을 가장 앞세울 수 있는 곳이라면 통영입니다. 삼도수군통제영을 두었던 통영은 충무공이 선택한 땅입니다. 통영은 유난히 문화·예술인을 많이 배출한 곳이야. 통영시가 내세우는 문화·예술인만 나열해도 공예가 김봉룡, 시조시인 김상옥, 칠예가 김성수, 시인 김춘수·유치환, 화가 전혁림·이한우·김형근, 조각가 심문섭, 극작가 유치진·주평, 작곡가 윤이상, 소설가 박경리까지는 나와야 합니다. 많기는 많습니다. 누군가는 아름다운 통영 자연이 문화·예술인을 배출하는 자양분이 됐다고 합니다. 그러면 경남에 감수성 돋우는 자연을 내..
[경남의 재발견]진해는요 진해 한 줄 요약은 이미 앞에서 한 번 했습니가. 자기가 쓴 것을 자기가 베끼면 '자기 표절'이라고 합니까? 제가 뭐 학위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호사를 누릴 생각도 없으니 자기 표절 대놓고 하겠습니다. 1970년대 우리나라 사람 머리에서 나온 계획도시가 창원이라면, 1900년대 일본사람 머리에서 나온 계획도시가 바로 진해입니다. 오늘날에도 잘 남아 있는 방사형 로터리는 1920년대 사진 속 모습과 거의 다를 게 없습니다. 애초부터 잘 만든 길이라는 증거입니다. 재밌는 것은 시가지를 거닐면 마주치는 옛 건물입니다. 능청스럽게 요즘 건물 사이에 서 있는데 그 모습이 별로 어색하지 않습니다. 도심이라면 빌딩이 촘촘하게 들어서야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면 진해 시가지는 퍽 단촐합니다. 그런 면이 제 취..
[경남의 재발견]마산은요 마산은 항구도시입니다. 바다와 가까운 도시입니다. 그런데 마산에서 바다를 접한다는 게, 그것도 그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바다를 접한다는 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바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마산은 바다로 큰 도시가 아닙니다. 오히려 바다를 메운 땅으로 자존심을 세운 도시입니다. 마산 전성기를 이끈 수출자유무역지역 역시 바다를 메운 땅에 세웠습니다. 이 도시 발전을 위해 바다를 살려야 한다, 바다를 메워야 한다는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시는 그래서 바다와 먼 도시이기도 합니다. 마산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민주화의 성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3·15 운동으로 대표되는 그거, 마산이 움직이면 정권이 바뀐다는 그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정치 지형을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