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남의 재발견 AS

(49)
[경남의 재발견]프락치로 몰린 박 기자 물론, 취재팀 머릿속에는 오로지 '경남의 재발견'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다니면서 아주 쬐끔 사는 얘기와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했습니다. 김해 취재 때였습니다. 고단한 일과를 마친 저녁, 취재팀은 매우 간소한 치맥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때가 2012년 대선 시기고, 마침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얘기가 나올 때라 그쪽으로 화제가 넘어갔습니다. 안철수가 문제인에게 그냥 양보하는 형태로 가서는 감흥이 없다는 얘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안철수가 박원순에게 양보한 것은 50%가 5%(맞나?)에게 양보, 즉 강자가 약자에게 양보한 것이니 감동이 있다. 하지만, 안철수가 문재인에게 양보하는 것은 그냥 지분을 빼앗기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파트너십 형태가 좋겠고, 안철수 '청춘 콘서트'처럼 전국을 돌며 ..
[경남의 재발견]부분 모델 남 기자 남석형 기자는 좀 수줍음을 타는 편입니다. 박민국 기자가 카메라를 대면 괜히 손사래치며 고개 돌리곤 합니다. 그런 남 기자를 저는 취재팀 공식 '부분 모델'로 임명했습니다. 에서 또 한 축인 음식 취재 때 아무래도 중요한 게 사진입니다. 이때 멀뚱멀뚱 늘어놓은 그릇만 찍으면 심심하니까 약소한 액션(?)이 들어갑니다. 국을 뜨거나 젓가락으로 집거나 건데기를 덜어내는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입니다. 사진은 박민국 기자가 찍고, 액션(?)은 누가 담당해야겠습니까? 박민국 기자가 셔터를 타다다다닥 누르는 동안 고정 자세를 취하고, 이리 돌렸다가 저리 돌렸다가 동작을 주문에 맞추는 그런 정교한 작업을 누가 해야겠습니까? 당연히 남석형 기자입니다.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으면 경남도민일보 총무부에 연락해서 저와 남 기자..
[경남의 재발견]네 번째 멤버 외부로 알려진 취재팀 멤버는 3명입니다. 하지만, 이 울트라 스펙타클 버라이어티 리얼 어드벤처 프로젝트(?)를 겨우 3명이 했다는 것을 순진하게 믿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경남도민일보 A++ 기밀로 분류하는 '경남의 재발견' 마지막 멤버를 소개하겠습니다. 공개 시점은 2018년으로 돼 있지만 매력적인 콘텐츠를 위해서는 '내부 고발자'도 될 수 있다는 각오로 밝힙니다. 우리가 1호차로 운행하던 주력(?) '아베오'에는 내비게이션이 없습니다. 제가 주렁주렁 차에 뭐 다는 것을 워낙 싫어합니다. 그래도 대부분 초행길인 우리 일정에 내비게이션이 없는 것도 곤란했습니다. 그 대안이 '앱'입니다. 2012년 당시 아이폰에서는 '올레 내비'와 '김기사' 2파전이었는데 폰에서 반응이 '김기사'가 나았습니다. 그래서 ..
[경남의 재발견]공룡 뼈다구? 고성을 취재할 때 남석형 기자가 사전 취재를 좀 했다고 해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릅니다. 은 보통 2~3주에 취재부터 마감까지 마무리해서 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뭐라도 미리 취재한 게 있다면 당연히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공룡 나라' 고성 바닷가에서 공룡 뼈를 봤다는 제보(?)는 좀 거슬렸습니다만. 어쨌든 이것저것 취재하면서 고성을 다니는데 동해면 바닷가였나? 혼자 어슬렁거리며 사부작 해변을 거닐던 남석형 기자가 드디어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취재팀을 모으더니 이걸 쑥 내밀었습니다. '공룡 뼈다구'라고 하면서. 남석형 기자가 평소 설레발치고 개그가 늘 자연스러운 캐릭터라면 아예 말을 귓등으로 들었겠습니다. 하지만, 남 기자는 특히 취재에 있어서는 아주 지나치게 진지한 쪽입니다. ..
[경남의 재발견]박민국 기자의 지병(持病) 양산 통도사를 둘러싼 19암자는 모두 차로 갈 수 있습니다. 단 한 곳, 백운암은 빼야 합니다. 우리는 차가 갈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갔습니다. 더는 길이 없는 곳에서 차를 세우고 표지판을 봤습니다. 백운암까지 0.8km. 800m면 400m 트랙 두 바퀴입니다. 오르막길이라고 해도 갈 만하다 싶었습니다.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남석형 기자가 앞장 섰습니다. 시작이야 좋았습니다. 성큼성큼 걷는데 점점 경사가 급해집니다. 길도 갈수록 좁아졌습니다. 나올 때가 됐는데 싶으면 새로운 오르막이 나오고, 여기가 끝인가 싶으면 또 계단이 나오고. 점점 배신감이 연속되는 길이 이어졌습니다. 남석형 기자와 저, 그리고 박민국 기자 사이 거리가 점점 벌어졌습니다. 엄마 같은 마음으로 앞장서서 취재팀 잡무를 도맡아 하던 ..
[경남의 재발견]남 기자가 뿅간 정취암 나라 안에 절경이 있는 곳이라면 빠짐 없이 절이나 암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취재 중에 당연히 절이나 암자를 종종 들렀는데 어디를 가든 평균 이상은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취재팀이 손꼽는 곳이 있었는데 산청 신등면에 있는 정취암입니다. 정취암에 갔을 때는 비가 엄청 쏟아졌습니다. 잠깐 걷는데도 바지가 흠뻑 젖을 정도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산청 취재 때 유난히 비를 많이 만났습니다. 그나마 저와 남석형 기자는 좀 낫지, 우산에 촬영 장비까지 들고다녀야 하는 박민국 기자는 매우 힘들었을 것입니다. 정취암은 들어가는 길부터 깎아지른 절벽을 끼고 들어가서 그 느낌이 매우 다릅니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타고 들어가면 다소곳이 자리한 정취암에 닿는데 절벽을 끼고 소박하게 들어앉은 모양새가 참 단아해 보입니다. 남..
[경남의 재발견]감정 억누르기 초반에 유비, 관우, 장비가 의형제를 맺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벤트 장소가 복숭아 나무 아래니 '도원결의'가 됩니다. 여기서 수컷들을 자극하는 대사가 나옵니다. 우리 태어난 날은 다르나 한날 한시에 죽도록… 어렸을 때는 그 대사가 꽤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멘트에 조금도 감흥이 없습니다. 거창 신원면에 가면 태어난 날은 제각각이나 죽은 날은 같은 사람들이 수백명 있습니다. '거창사건 희생자'입니다. 거창을 취재하고 나서 거창 이야기는 무조건 '거창사건'으로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풀어내지 못하면 거창 취재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감정 조절이었습니다. 비참하고 처절하고 애절하고 잔혹하고 원망스러운 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가야할지 영 막막했습니다. 치솟는 감정..
[경남의 재발견]목사님? 아, 선배님! 낮은 곳에 임하기는커녕 높은 곳에 못가서 안달인 종교인 때문에 종교에 편견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도 손양원 목사 얘기를 접할 때는 도무지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함안에서 칠원교회를 찾은 이유는 오로지 손양원 목사 때문입니다. 물론, 손양원 목사 얘기는 에서 적지 않은 비중으로 소개했습니다. 손양원 목사가 어릴 적 다녔다는 칠원교회에서 최경진 목사를 만났습니다. 최 목사는 손양원 목사가 마하트마 간디, 마더 테레사 수준인 성자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손양원 목사가 살았던 궤적을 쫓다 보면 그 얘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던 최 목사는 마산 출신이라고 했습니다. 마산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우리 박민국 기자와 남석형 기자가 '마산의 아들'입니다. 바로 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