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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재발견 AS

[경남의 재발견]프락치로 몰린 박 기자

물론, 취재팀 머릿속에는 오로지 '경남의 재발견'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다니면서 아주 쬐끔 사는 얘기와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했습니다.


김해 취재 때였습니다. 고단한 일과를 마친 저녁, 취재팀은 매우 간소한 치맥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때가 2012년 대선 시기고, 마침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얘기가 나올 때라 그쪽으로 화제가 넘어갔습니다.



물론 김해 취재 생각이 대부분이었다니까. 봉하마을. /박민국 기자


안철수가 문제인에게 그냥 양보하는 형태로 가서는 감흥이 없다는 얘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안철수가 박원순에게 양보한 것은 50%가 5%(맞나?)에게 양보, 즉 강자가 약자에게 양보한 것이니 감동이 있다. 하지만, 안철수가 문재인에게 양보하는 것은 그냥 지분을 빼앗기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파트너십 형태가 좋겠고, 안철수 '청춘 콘서트'처럼 전국을 돌며 문제인과 토크 콘서트를 하면 괜찮을 것 같다. 제목도 '문안인사 드립니다'로 바로 나오잖아!


취재팀에서 리액션을 담당하는 박민국 기자가 '문안인사 드립니다'에서 팍 꽂혔습니다. 엄청난 리액션 축복을 쏟아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들뜬 감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물론, 김해 취재 생각밖에 없었다니까. 수로왕릉. /박민국 기자


그런데, 하루 이틀 뒤 박 기자가 비명을 지르며 주어 없이 횡설수설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선배가 했던 얘기와 똑같은 게 떴다고 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고, 그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몇 번을 말해도 그게 아니라며 펄쩍 뛰었습니다. 뭔가 정보가 새었다면서.


처음에는 그런갑다 했는데, 자꾸 오버 액션이 나오니까 뭔가 수상한 느낌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남석형 기자도 뭔가 이상한 점을 포착한 듯했습니다.



오로지 취재 생각. 대동화훼단지. /박민국 기자


우리는 그 미심쩍은 부분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박 선배가 흘린 거 아입니까?


순간, 박민국 기자가 움찔했습니다. 저와 남 기자는 박 기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했습니다.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페북을 하더니 뭔가 보고하는 게 아니냐, 페친들을 확인해야 겠다. 박 기자는 끝내 이해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박 기자를 향한 의심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저와 남 기자는 당연한 가설에 도달했습니다.


박 기자는 촬영이 아니라 우리를 감시하는 국장 프락치?


이후 박 기자가 따로 통화하거나 혼자 페이스북을 할 때마다 유심히 살폈습니다. 우리 팀워크는 그렇게 단단해지고 돈독해졌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