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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재발견 AS

[경남의 재발견]공룡 뼈다구?

고성을 취재할 때 남석형 기자가 사전 취재를 좀 했다고 해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릅니다. <경남의 재발견>은 보통 2~3주에 취재부터 마감까지 마무리해서 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뭐라도 미리 취재한 게 있다면 당연히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공룡 나라' 고성 바닷가에서 공룡 뼈를 봤다는 제보(?)는 좀 거슬렸습니다만.



사전 취재 좀 했다는 남석형 기자. /박민국 기자


어쨌든 이것저것 취재하면서 고성을 다니는데 동해면 바닷가였나? 혼자 어슬렁거리며 사부작 해변을 거닐던 남석형 기자가 드디어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취재팀을 모으더니 이걸 쑥 내밀었습니다.



이렇게 생겼어.


'공룡 뼈다구'라고 하면서. 남석형 기자가 평소 설레발치고 개그가 늘 자연스러운 캐릭터라면 아예 말을 귓등으로 들었겠습니다. 하지만, 남 기자는 특히 취재에 있어서는 아주 지나치게 진지한 쪽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문제는 공룡이 아니면 뭐냐는 대답이 누구에게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공대 출신인 제가 나섰습니다. 이빨을 보니 어금니가 사람과 비슷했습니다. 잡식이니 멍멍이! 인적 드문 바닷가에서 누군가 한 솥 끓였다고 추정했습니다. 곧 개 뼈다구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석형 기자는 공룡 뼈다구 발견 업적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들고 가서 국과수에 조사 의뢰를 해야 한다고 우겼습니다.



뭐 아쉽지만 일러스트로. /서동진 기자


가까스로 설득해서 뼈다구를 들고 차에 타는 참사(?)는 겨우 막았습니다. 그런데도 남 기자에게는 미련이 많이 남았나 봅니다. 이때 쌓인 미련은 한참 뒤에 김해 취재에서 풀립니다. 국립김해박물관에서 똑같이, 너무 똑같이 생긴 개 머리 뼈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확인하고 나서 남 기자는 고성에서 개드립을 인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