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재발견]박민국 기자의 지병(持病)

양산 통도사를 둘러싼 19암자는 모두 차로 갈 수 있습니다. 단 한 곳, 백운암은 빼야 합니다. 우리는 차가 갈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갔습니다. 더는 길이 없는 곳에서 차를 세우고 표지판을 봤습니다. 백운암까지 0.8km.

 

 

800m쯤이야. /박민국 기자

 

800m면 400m 트랙 두 바퀴입니다. 오르막길이라고 해도 갈 만하다 싶었습니다.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남석형 기자가 앞장 섰습니다. 시작이야 좋았습니다. 성큼성큼 걷는데 점점 경사가 급해집니다. 길도 갈수록 좁아졌습니다. 나올 때가 됐는데 싶으면 새로운 오르막이 나오고, 여기가 끝인가 싶으면 또 계단이 나오고. 점점 배신감이 연속되는 길이 이어졌습니다.

 

 

헉! 이제 끝인가! /박민국 기자

 

남석형 기자와 저, 그리고 박민국 기자 사이 거리가 점점 벌어졌습니다. 엄마 같은 마음으로 앞장서서 취재팀 잡무를 도맡아 하던 박민국 기자가 혈압을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단단한 팀워크를 자랑하던 우리는 서로 고통을 무시했습니다. 모두 자기 몸 보살피기도 버거웠나 봅니다.

 

 

드디어 도착인가! /박민국 기자

 

무리해서 가까스로 도착한 백운암은 발길이 자주 닿지 않은 곳인지 고즈넉한 게 괜찮았습니다. 통도사 암자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만큼 아래로 내려다보는 풍경도 흐뭇했습니다. 그 평화로운 풍경을 보고 취재팀은 다짐합니다.

400m 이상 산길은 포기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