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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재발견 AS

[경남의 재발견]과장 좀 할 수도 있지

거창 가조면이 온천으로 유명하다는 것은 취재하면서 알았습니다. 당연히(?) 전국 최고 수질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전국에 온천으로 유명한 곳 치고 최고 수질을 자랑하지 않는 곳이 있습니까? 냉정하게 '전국에서 17번째로 좋은 수질'이라고 내세울 수는 없습니다.


여튼, 가조 온천 자랑에는 거창한 수식이 하나 더 붙습니다. 바로 분지인 가조면 땅 생김새가 '백두산 천지'를 빼다박았다는 주장입니다. 백두산 천지를 닮은 땅에서 솟는 온천이라니 있어 보입니다.



가조면과 천지 비교.


하지만, 있어 보이는 것은 있어 보이는 것이고, 취재팀은 진짜 그렇게 닮았는지 확인해야겠다는 심통(?)이 솟았습니다. 그래서 경남도민일보가 취재팀에게 기본으로 제공하는 헬기를 타고 가조면 상공을 먼저 촬영했습니다. 또 1999년 창간 기념으로 발사한 인공위성을 통해 백두산 천지 사진도 확보했습니다. 구글 위성사진 같아 보이겠지만 오해입니다.


사진을 보면 가조면이 백두산 천지를 '빼다박았다'는 말은 조금 민망합니다. 화산 분화구와 분지가 얼추 비슷한 꼴을 갖췄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 정도 관대한 기준이라면 '천지' 닮은 분지가 제법 많을 것입니다.



유리테이프 광고.


그래도 어떻습니까. 제 고장 자랑 좀 하겠다는데, 심각한 왜곡만 아니면 과장을 좀 덧붙여도 괜찮지 않습니까? 백두산 천지와 닮든 닮지 않았든 궁금한 사람이 확인하면 될 것이고, 그렇게 가조면과 가조 온천이 기억되는 것도 괜찮다 싶었습니다. 무슨 큰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한글이 세계 공용어가 되면, 세계 최고 신문이 될 게 분명한 <경남도민일보>소속 기자로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