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재발견> 취재 중 식당은 주로 그 지역에 사는 분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천하는 곳을 중심으로 다녔습니다. 음식 취재에서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입맛입니다. 소문만 무성한지 정말 괜찮은 집인지 판단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취재팀 입맛은 전반적으로 어디 내새울 수준은 아닙니다.
양산에 있는 약선요리집 '죽림산방'. /박민국 기자
저야 음식은 입속보다 뱃속만 채우면 그만이라 여기는 쪽이고, 남석형·박민국 기자는 취재 때 좋은 음식을 먹으면 나중에 입가심(?) 한다며 핫바(휴게소 파는 그거)나 짜장면, 라면 등을 먹어줘야 하는 체질입니다. 게다가 세 명 모두 음주에 흡연에 뭐. 특히 핫바 페티쉬가 남다른 남 기자 별명이 '핫바 감별사'입니다. 여튼, 취재팀 입맛 수준이 딱 그 정도입니다.
죽림산방 묵 요리. /박민국 기자
양산에 있는 '죽림산방'이라는 식당을 갔습니다. 재료를 그대로 살린 각종 음식이 순서대로 나왔습니다. 일단 아주 정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음식 가운데 여러 가지 채소를 섞은 샐러드가 있었습니다. 모두 한 젓가락씩 먹는데 맛도 생김새도 낯선 뭔가가 씹혔습니다. 아삭하면서 약간 단 맛입니다.
죽림산방 버섯 요리. /박민국 기자
저는 참외 맛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순간 남석형·박민국 기자는 눈빛으로, 고갯짓으로, 제스츄어로, 호흡으로, 온몸으로 무시했습니다. 마침 주인께서 다른 음식을 갖고 오길래 정체(?)를 물었습니다.
참외요.
<대장금> 음악이 나와야 합니다. 요리에 각별한 재주가 있는 어머니와 전반적으로 담백한 음식을 제공하는 아내에게 속으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취재팀에서 반짝 '미식가'로 등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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