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영화 보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CG 유무, CG가 없다면 굳이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볼 이유가 없다고 여기는 쪽입니다. 그러니까 최소한 주인공이 와이어라도 달고 날아줘야 됩니다. 이런 취향은 거슬러 올라가면 <쥬라기 공원>에서 시작합니다.
그런 면에서 <반지의 제왕>이나 <아이언맨>·<토르> 등 마블 시리즈는 착한 영화입니다. 반대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같은 영화는 나쁜 영화 되겠습니다. 집에서 TV로 봐도 되지 않습니까?
하동에 있는 삼성궁. /박민국 기자
여튼, 만약 제가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영화로 <가락지의 제왕>이라는 영화를 만든다면 촬영지로 두 곳을 정하겠습니다. 바로 하동에 있는 삼성궁과 산청에 있는 구형왕릉입니다. 삼성궁이 '곤도르' 정도 된다면, 구형왕릉은 '로한'일 것입니다. 삼성궁이 위기에 처할 때 봉화를 피우면 그 봉화가 지리산 줄기를 타고 올라가 구형왕릉에 도달합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산청에 있는 구형왕릉. /박민국 기자
역시 3부작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가락지 원정대>, <두 개의 절>, <임금의 귀환>. 하동이나 산청에 가서 보면 알겠지만 어쩐지 그럴듯한 이야기 하나 튀어나올 것 같은 무대입니다. 어디 투자할 제작사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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