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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재발견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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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재발견]합천이 넓다는 거 합천이 넓다는 거, 다녀 보면 압니다. 합천군 면적은 경남에서 최대이고 서울보다 1.6배 넓다고 합니다. 취재팀 동선은 대체로 그 지역 지도를 4분면으로 나눠서 구상합니다. 들를 곳이 많은 구역을 먼저 돌고 다음 구역으로 옮기고 숙박하고 이런 식입니다. 이 동선이 잘 짜이면 효율적으로 취재가 되고, 이 동선이 꼬이면 피곤한 일정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꼬여도 크게 문제가 없는 지역이 있는 반면, 한 번 꼬이면 큰일 나는 곳이 있는데 바로 합천입니다. 아니, 땅이 워낙 넓다 보니까 동선이 무지막지하게 깁니다. 그냥 좀 멀리 이동한다 싶으면 네비게이션에 40km 넘게 찍힙니다. 부산에서 마산까지 고속도로 거리가 그 정도 됩니다. 한 곳 들렀다가 그 다음 목적지로 가는 시간이 웬만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 가는 ..
[경남의 재발견]취재 순서는 어떻게? 첫 취재지로 함양을 선정한 이유는 이미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취재지가 통영이 된 이유는? 세 번째 행선지가 양산인 이유는? 당연히 철저한 기획(?)과 토론, 충분한 협의를 바탕으로 정하지 않았겠습니까? 두 번째 행선지를 정한 기본 바탕에는 처음 함양을 정한 원칙(우리가 또 원칙과 상식을 추구합니다)을 지킵니다. ① 일단 창원에서 먼 곳 ② 국장에게 멀리 떨… 쿨럭!③ 진주(국장이 대학 다니던 곳), 남해(국장 고향) 제외 그리고 여기에 중요한 기준이 추가됩니다. ④ 산 다음에는 바다!⑤ 북부 갔으면 남부, 남부 갔으면 동부, 동부 갔으면 서부, 중부 이 기준대로 행선지를 정했더니 이런 진행도가 나옵니다. 북부·남부·동부·서부·중부를 순환하며 경남 바깥 쪽에서 점점 안으로 들어오는 코스입니다. 대..
[경남의 재발견]광해(光海)? 아니, 광해(光害)! 여러분은 '광해' 하면 뭐가 생각납니까? 이병헌? 좋습니다. '경남의 재발견' 팀이라면 거창에 있는 월성청소년수련원을 떠올려야 합니다. 앞서 광해는 조선 15대 왕 광해군(光海君)이고, 우리가 말하는 광해는 광해(光害) 즉, 빛 때문에 생기는 피해입니다. 빛이 무슨 피해? 별 볼 때! 거창 월성청소년수련원은 예정 코스는 아니었습니다. 월성계곡에 들른 김에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수련원 시설이 궁금해서 가본 것입니다. 당연히 별 기대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곳 원장이 박민국 기자를 보더니 아는 체를 합니다. 예전에 함께 활동한 적이 있던 분입니다. 덕분에 취재 물꼬가 트였습니다. 몰랐는데 수련원은 천문대로 꽤 알려진 곳입니다. 해마다 장관 주최로 별을 관찰하는 대회도 열린다고 합니다. 원장님께 이유..
[경남의 재발견]갈매기가 된 취재팀 경남뿐 아니라 전국에 웬만큼 풍경이 갖춰진 곳이라면 '금강(金剛)'이라는 이름을 욕심내지 싶습니다. 금강산 찾아가자 1만 2000봉이 되지 않는 우리로서는 더 매력적인 이름이겠습니다. 취재 중에도 그 지역에 제법 풍경이 이름난 곳에 대한 설명을 보면 종종 '예로부터 소금강(小金剛)이라고 불렸다' 같은 내용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거제에서도 '금강(金剛)'을 만납니다. 그런데 뭍에 있는 봉우리가 아니라 바다에 있는 섬입니다. 뜻 그대로 '해금강'입니다. 해금강 관광은 유람선을 타고 주변을 돌다가 섬 근처에 배를 바짝 붙여 섬 절벽을 보는 그런 코스입니다. 어떻게 보면 싱겁지만 또 사람이 드나들지 않아 날것에 가까운 풍경을 볼 수 있어 괜찮기도 합니다. 정 아쉬우면 근처에 있는 우제봉에 올라가서 바다 풍경을 ..
[경남의 재발견]설국… 아놔~ 창녕 취재 첫날, 우포(소벌) 지킴이 이인식 선생님과 사진 작가 정봉채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두 분에게 우포가 지닌 매력을 깊고 그윽하게 들었습니다. 다음 날 이인식 선생님과 우포를 찾아온 독수리에게 먹이 주러 함께 가기로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이렇게 됐습니다. 물론 좋았습니다. 우포 바로 옆에서 맞이한 하얀 세상. 인적이 드물어 아직 오염되지 않은 순백 풍경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제는 남석형(남자인데다 성까지 남 씨인) 기자와 단둘이 갇혔다는 거, 그리고 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거, 취재는커녕 복귀도 막막하다는 것입니다. 풍경이고 나발이고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방에서 뒹굴었습니다. 항상 쫓기듯 취재하다가 그렇게 뒹굴거리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마침 ..
[경남의 재발견]대선배 최치원 처음 취재했던 함양에서 최치원 선생이 이 고장 태수로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취재팀은 감탄했습니다. 취재에서 가장 처음 마주친 역사적 인물이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특히 최치원 선생이 조성했다는 숲 '상림'에서는 숲에 대한 감탄이 선생에 대한 감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간 곳인 양산. 양산에서 또 최치원 선생과 마주칩니다. 산에서 내려다 본 절경이 아름답다고 시를 읊은 곳이 있답니다. 그곳이 '임경대'라고 합니다. 함양에 이어 양산까지! 취재팀은 진정으로 감탄했습니다. 사천에서 또 최치원 선생을 만납니다. 남일대(해수욕장) 이름을 최치원 선생이 지었다고 합니다. 이 선생께서 안 다닌 곳이 없습니다. 그냥 경남을 휩쓸고 다녔구나 싶습니다. 선생에 대한 신비감이 점점 사그라들었습니다. 쌍계사에 있는..
[경남의 재발견]시간으로 기억되는 도시 이 책으로 나오니 좀 불안한 게 있습니다. 경남 관련 질문을 받는 것입니다. 답을 잘 하면 본전이고, 버벅되거나 틀린 답을 하면 부끄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안전빵'을 선호하는 저로서는 여간 부담이 아닙니다. 얼마 전 참 좋아하는 선배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마산은 story, 창원은 trend, 진해는? 개인적으로 이런 창의적인 질문을 매우 선호합니다만, 하필이면 경남 관련 질문입니다. 게다가 가장 마지막 취재, 비교적 기억이 신선한 창원시 관련 질문입니다.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적 갈등(?)과 고민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당연한 상황과는 달리 입에서는 뭐가 바로 나와버렸습니다. 툭 던진 질문에 답도 툭 나왔습니다. 진해는 time. 순간 선배 리액션이 폭발했습니다. 답이 ..
[경남의 재발견]광양에서 바라본 하동 하동 취재를 마치고 이 땅에서 받은 인상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경남이 편애한 땅 하동은 지리산을 머리에 이고, 한려수도에 발을 담근 땅입니다. 경남을 대표하는 산과 바다 풍경을 끼고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섬진강까지 두르고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섬진강은 '하동 것'이라고 할 만한 자산입니다. 경남에 지리산이 뻗친 지역, 한려수도를 낀 지역은 흔하지만, 섬진강을 제 것인양 주장할 수 있는 곳은 하동밖에 없습니다. 평화롭고 넉넉한 섬진강과 모래밭, 소나무 숲, 그 너머 들판은 섬진교를 건너 광양에서 오히려 제대로 보입니다. 광양 언덕배기에 있는 찻집에서 내려다본 하동은 역시 흐뭇합니다. 광양에서 더 잘 보이는 하동 풍경을 보며 뜬금없이 용기도 얻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경남도민일보에 들어오기 전까지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