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의사가 뇌압 낮추는 약 투여를 일단 멈춰보자고 하더라. '9-1-5', 그러니까 오전·오후 9시, 1시, 5시 하루 여섯 차례 투약했던 거 말이야. 다시 견딜 수 없을 만큼 통증을 호소하면 따로 대처하겠다고 했지. 투약을 멈추고 상태를 보자는 것은 당연히 좋은 신호였어. 수술 걱정과 다시 한 발짝 멀어지는 조치였거든. 약을 멈췄을 때 생길 수밖에 없는 통증을 잘 견딜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돼지국밥 국물 특수(?)는 얼마 가지 않더구나. 그 시점에 외할머니가 챙겨 보낸 미역국이 대체제 역할을 한 게 다행이었다. 그래봤자 밥 2~3술에 국물 조금 먹는 정도였지만 그게 어디냐. 초콜릿과 라면과자, 바나나우유를 식사 목록에 올린 것도 작은 성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