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차에서 내리면서 네 가방과 엄마 가방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커다랗고 묵직한 봉투, 아빠 가방 두 개까지 포함해서 모두 양손에 들었잖아. 네 손에는 달랑 인형 한 개 뿐이었고. 엄마는 그냥 긴 종이상자 하나, 그것도 속이 비어 있는 상자 하나를 들었을 뿐이었단다. 너는 계속 엄마에게 도와주겠다, 같이 들어주겠다며 달라붙더구나. 엄마는 거듭 괜찮다고 했지. 그제야 아빠가 정말 조심스럽게 도움을 요청했거든.
"아빠는 힘이 세잖아."
그냥 무시하더구나. 섭섭하지 않으려 꽤 노력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