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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좋아

[신짱](40)왜 3할이면 충분해?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니라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4월 28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경남도민일보 2017년 5월 28일 자 1면.


접근하기 좋고 흥미로운 콘텐츠가 그래픽, 동영상 등으로 차고 넘치는 시대에 신문 기사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사안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을 붙여주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대로 기사를 쓴다는 전제를 하고 말입니다. 감추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것 같은) 방송이나 영상은 시각적으로 먼저 소비자를 압도합니다. 이 때문에 다른 면을 보고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매체로서 신문이 지닌 한계가 오히려 강점이 되는 지점입니다.


간혹 일러스트는 신문기사보다 강렬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셈법 따라 뭉치고 흩어지는 대선 정치판'이라는 제목만 봐도 대략 기사 내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제목을 뽑았으니 뽑은 이유는 기사 내용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 기사에서 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수단은 일러스트입니다. 명료하지 않습니까? 어제 술자리에 뒤늦게 합류한 한 후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배, 내일 1면 삽화 한 번 보이소. 잘 나왔데예.


신문사 안에서 동료 작품(?)을 칭찬하는 일은 드뭅니다(물론 저 같은 예외도 있습니다). 웬만해서는 잘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오늘 일러스트를 보니 예고 칭찬할 만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박일호 기자.


3할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열 번 중에 세 번만 하면 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를 악물고 열 번을 휘둘러도 세 번 해내기가 만만찮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서동진 기자가 기사를 보자마자 저런 그림을 뚝딱 그렸을 리 없습니다. 수차례 헛스윙을 하고 나서야 공이 지나가는 한 점과 배트가 지나가는 한 점이 만나 히트를 기록합니다.


지역신문이 사는 길은 결국 이런 작업을 너그럽게 보는 독자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여깁니다. 헛스윙을 아쉬워하고 안타에 환호하는 독자가 있다면 선수는 부지런히 뛸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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