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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7년 11살

반전

to 11살 이예지 양



엄마가 해 주는 떡볶이가 가장 맛있지만 아빠가 해 주는 것도 비슷하게 맛있다니 고맙다. 배려심보다 아빠를 참 잘 부려먹는다는 느낌은 받는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네.


"예지, 이렇게 맛있고 맵지도 않고 영양 가득한 떡볶이를 만든…"


너는 분명히 '사람은 누구'라는 질문을 예상했을 테다. 입술 끝에는 '엄마'라는 단어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더구나. 여기서 비범한 아빠는 한 발 더 나간단다. 


"만든… 사람을 구한 사람이 누구야?"


한참 입술 끝에 머물렀던 '엄마'라는 단어를 허공에 날리면서 너는 깊은 콧방귀와 함께 야물딱지게 말하더구나.


"아빠 진짜 미워!"


마음이 아팠지만 재밌었단다.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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