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이상 없이 잘 회복하는 네가 얼마나 대견한지 모른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는 이미 안다. 머리를 어루만지며 언제든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고,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챈 네가 그 특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먹기 싫은 밥과 반찬을 앞에 두거나 미뤄서는 안 될 숙제를 해야 할 시점에 너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러더구나.
"엄마, 머릿속이 흔들려요."
불과 3분 20초 전에 <런닝맨>을 보면서 깔깔 뒤집어지던 아이가 말이다. 그래도 엄마와 아빠는 6개월만 봐주기로 했다. 또 모르잖아. 진짜 아픈데 엄마, 아빠가 의심하면 너는 얼마나 서럽고 얼마나 아프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