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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6년 10살

아빠 역할

"예지가 요즘 자기를 좀 무서워하는 것 같아."


엄마가 조용히 아빠를 부르더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를 하더구나. 무섭다니! 무섭다니! 물론 아빠는 너무 억울했지. 가끔 네 무리한 행동을 나무랐지만 충분히 네 감성 성장 수준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말한다고 생각했거든. 게다가 평소 네 기분 맞추는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의 피피피' 아니겠냐는 거지.


"뭐라하는 것은 내가 할 테니 자기는 될 수 있으면 좋게만 대해줬으면 좋겠어."


아가, 갑자기 짠한 생각이 들었단다. 사실 강철 심장, 무쇠 멘탈 네 엄마는 태어나기 전에 아빠가 돌아가셨거든. 그래, 네 외할아버지. 갑자기 엄마 얘기를 들으면서 너에게 좋은 아빠가 되는 것과 네 엄마가 그리는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을 함께 생각하게 됐단다. 어렵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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