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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라니까

요구

 

 

누나는 밥도 주고 간식도 주고 응가도 치우고 털도 빗겨주고 종종 놀아 줘. 기특해서 내가 조금만 따르면 그냥 좋아 죽지. 엄마는 밥과 간식을 사주고 스크레쳐나 장난감 같은 것도 마련해 줘. 가끔 나를 한참 품에 안아 주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거룩한 평화를 느껴. 갸륵한 것은 그런 엄마가 나에게 딱히 요구하는 게 없다는 거야. 아빠 양반? 아침에 일어나면 딱 한 번 머리 쓰다듬는 게 끝이야. 그러면서 들어오지 마, 올라가지 마, 비켜, 물지 마, 하지 마… 요구는 어찌나 많은 지. 사람들이 웃기는 게 주는 것이 없을수록 요구는 많아. 무슨 심보야?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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