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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라니까

간섭

 

 

감각이 닿는 모든 것에 개입해야 한다면 고양이는 아마 미쳐버릴 거야. 고양이는 인간보다 훨씬 멀리 보고 더 작은 소리도 들어. 서랍 깊숙이 숨겨 둔 간식 냄새도 늘 맡고 촉각 또한 예민하지. 아빠 양반이 방에서 전화 통화를 하면 거실 끝에서도 상대 목소리까지 들려. 저 양반 또 술 약속 잡고 있네 으이구. 그러니까 이 모든 것에 간섭할 수도 없거니와 간섭하지 않는 게 맞기도 해. 아빠 양반, 때로는 그 어설픈 감각에 뭔가 얻어걸리고 거슬리더라도 풍경처럼 받아들여. 세상 일이 자기 범주 안에서만 돌아갈 리 없잖아? 그래서도 안 되고.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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