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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창원시는 39사의 봉?

이른바 '비운의 기획'(?) 되겠다. 육군 39사단 이전 사업 관련 의혹을 주제로 의욕적으로 진행했으나 첫 보도가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밟혔다. 하필 그날 유죄 선고를 받으셨다.


홍 지사 이슈에 밀리고 밀려서 두 번째 보도는 5일 뒤에 나온다. 하지만, 곧 '민족의 명절'에게 발린다. 연휴 다 보내고서야 세 번째 보도가 나온다.


창원시의회 39사 이전 사업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경남도민일보


당연히 1회를 출고할 때부터 3회까지 모두 준비돼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가 있다. 어쨌든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는 법. 타의로 생긴 여유 덕에 사안을 더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창원시의회 송순호(무소속)·노창섭(정의당) 의원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송 의원은 39사 이전 사업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노창섭 의원은 특별위원회 위원이었다.






2016년 9월 8일 <경남도민일보> 1면.


첫 기사다. 군 부대를 옮기는 큰 사업, 여기에 민간사업자까지 끼어 있다. 당연히 그 사이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혹이 쏠리기 마련이다. 조사 과정 내내 창원시는 의심 대상이었다.


문제는 창원시를 중심에 놓고 보니 도무지 풀리지 않는 지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 기간 내내 보인 39사를 향한 저자세는 이해되지 않았다. 창원시의회가 꾸린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조사 내용을 보고 결국 질문을 바꿨다.


39사 처지에서 사업을 보면 어떨까?


질문 하나만 바꾸자 막혔던 부분들이 술술 풀렸다. 39사 처지에서 보기에 이 사업은 아주 훌륭하게 진행한 사업이었다. 39사는 갑이었고 갑으로서 행세를 제대로 했다. 39사와 창원시를 갑을관계로 놓고 보니 큰 줄기가 보였다.



2016년 9월 13일 <경남도민일보> 3면.


두 번째 기사다. 39사와 창원시, 즉 기관 대 기관 거래가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서 진행됐다. 창원시가 을이 된 까닭을 찾아야 했다. 사업 초반부터 흐름을 보니 이유가 쉽게 짐작이 됐다. 기사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창원시 처지가 훨씬 절실했고,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부당한 거래'를 더는 돌이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39사가 이를 확인하면서 갑질은 더 과감해진다.



2016년 9월 19일 <경남도민일보> 3면.


마지막 기사다. 창원시의회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가 남긴 과제를 정리했다. 39사 이전 사업이야 이미 마무리 단계다.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그렇다고 지방자치단체가 앞으로 대형 사업을 하지 않을 것도 아니다. 거래에서는 반드시 갑을관계가 생긴다. 창원시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어떤 장치를 만들어야 할까.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