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11살 이예지 양
아쉬우면 너를 찾았다가 아쉬울 게 없으면 너를 험담하고 따돌리는 괘씸한 아이 얘기를 들었다. 너에게만 그러는 게 아니더구나. 친구가 늘 아쉬운 너는 모질게 선을 긋지 못하고 끙끙 앓았다면서? 네가 엄마만큼 강하고 단호하면 좋겠다.
"예지, 너 친구가 되고 싶어 장난감이 되고 싶어?"
"친구요."
"필요할 때 찾고 필요없을 때 홀대하면 그게 친구야, 장난감이야?"
"장난감이요."
"아빠는 예지가 누구에게나 좋은 친구가 되는 걸 바라지 누구 장난감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아."
잠깐 다부지게 바뀐 네 표정을 엄마가 봤는지 모르겠다.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잘 대응하려무나. 너에게 만만찮을 그 고비를 넘기는 게 또 성장이란다.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