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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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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별 to 11살 이예지 양 집에서 전과목 100점을 받은 친구가 부러웠다며 펑펑 울었다고? 엄마는 늘 그렇듯 갑갑한(?) 모범답안을 내놓았더구나. 열심히 하라니 말이다. 그건 그렇고 그날 저녁 수학 숙제를 앞에 놓고 하기 싫은 티를 내는 너에게 엄마가 또 한마디 했다더라. "예지, 공부 잘하고 싶다면서. 그러면 숙제도 열심히 해야지." "아니 내가 부럽다고 했지 언제 잘하고 싶다고 했어?" 또 펑펑 울었다더구나. 맞다, 부러운 것과 잘하고 싶은 게 어찌 같을 수 있단 말이냐. 엄마 잘못이다.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신짱](35)묻는 말에 답하라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니라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4월 19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대선 기획입니다. 는 이미 몇 차례 기획으로 후보에게 할 질문을 예고했습니다. 이제 답을 펼칠 차례입니다. 담당 기자가 답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각 후보 캠프는 피곤함(?)을 드러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후보마다 이미 밝힌 공약만 해도 웬만한 백과사전 한 권 분량인데 따로 답을 내놓으라니 말입니다. 의도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좋은 공약 열심히 알리세요. 우리는 당신이 말하고 싶은 거 말고 우리가 듣고 싶은 거 물을 테니까요.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 말입니다. 그렇게 정한 주제가 △지방분권 △탈핵·에너지 정책 △4대 강 사업 △기계산업 발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
추천 to 11살 이예지 양 "아빠, 나 여기 이 책들 다 읽었어." 책장 한 줄을 가리키면서 자랑질을 하더구나. 장하다. 이 순간 "와 대단하네" 같은 영혼 없는 칭찬질은 평범한 아빠들이나 하는 짓이고, 비범한 아빠 대사는 이렇단다. "오! 그래? 혹시 아빠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있어?" 잠시 고민하던 너는 라는 책을 꺼내서 내밀더라. "무슨 내용이야?""사이 좋은 부부가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는 얘기야." 많은 교훈을 얻으마 이것아!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신짱](34)디테일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니라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4월 18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가끔 색다른 편집을 볼 때면 편집기자에게 질문합니다. 어떤 의도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눈에 띄는 여백 가운데 제목이 작게 들어가면 이렇게 묻습니다. - 여백을 키워도 되고 줄여도 되는데 이만큼 사이즈를 잡은 이유가 뭐야?- 제목을 40포인트로 해도 되고 20포인트로 해도 되는데 왜 30포인트?- 제목이 더 위로 가도 되고 밑으로 가도 되는데 왜 여기? 무슨 답이 있어서 묻는 게 아닙니다. 그냥 편집기자 의도가 궁금합니다. 의도가 있으면 편집이고 '그냥'이면 작업입니다. 편집기자 얘기를 들으면서 미처 눈치채지 못한 디테일을 확인하는 재미..
[신짱](33)기억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니라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4월 17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역사와 언론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깁니다. 역사는 '과거의 언론'이고 언론은 '현재의 역사' 아닐까요? 굳이 한마디로 묶자면 '기억'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이 연재에서 종종 소개했던 기획 '작은 마음 큰 울림, 저금통 끼끼의 모험'이 오늘 맺었습니다. 기획 기사 마지막에 쓸 수 있는 표시가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돌이켜보면 시덥잖게 시작해서 유난히 품을 팔았고 그러면서 의미가 붙어 남다른 결과물이 됐습니다. 일반적인 유형에서 한참 벗어난 기획입니다. 잽싸지는 않지만 한 발짝 꾹꾹 눌러밟은 이런 기획이 신문이 놓치지 말아야 할 콘텐츠 아닌가 싶습니다. 이..
[신짱](32)팩트 폭력?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니라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오늘은 신문 얘기 아닙니다. 오늘(14일) 오전 사내교육을 했습니다. 강사는 박상현 페이스북코리아 홍보총괄부장입니다. 홍보 담당이니 기자를 많이 접하는 업무입니다. 이 바닥(?)을 상당히 잘 꿰고 있었습니다. 급변하는 콘텐츠 소비 환경과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미디어가 저지르는 오류를 지적하는 대목에서는 구구절절 아팠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는 언론사 조직이 어떤 함정에 빠지고, 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지 짚을 때는 에두르지 않아 통쾌했고 우리 얘기여서 힘들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를 보라고요? 왜요? 강사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느냐고 하자 순간 몇가지 답이 머리에 떠오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곧 설득력..
감기 to 11살 이예지 양 감기·몸살이라고? 코를 풀며 힘들어 하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학교 수업이 어렵겠더구나. 하루 쉬어야지? 힘겨운 듯 고개만 끄덕거렸지만 표정은 한결 밝아지더라. 아빠가 그런 순간은 잘 잡아낸단다. 어쨌든 엄마·아빠는 출근하니 외할머니 댁에 가야지. 맞아, 네 파란나라. 천사 같은 외할머니가 살고 꿈과 사랑이 가득하며 숙제 따위 없는 곳. 차에서 내리는 네 한손에는 심심할 때 보겠다며 챙긴 책이 가득한 가방, 다른 한손에는 네 엄마가 반찬 얻어올 때마다 챙겼던 빈 플라스틱 통을 가득 담은 큰 봉투가 있었다. "아빠, 잘 다녀와. 사랑해." 양손에 제법 묵직한 짐을 들고 외할머니 댁으로 뛰어가는(?) 네가 참 건강해 보였다. 어서 회복하거라.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신짱](31)한계 그리고 현장 수개표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니라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4월 13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어여삐 보자, 어여삐 보자고 하지만 신문은 참 한계가 뚜렷한 매체입니다. 특히 어제처럼 선거가 있거나 신문 제작 시간을 벗어난 스포츠 이벤트 앞에서 종종 무력합니다. 어제는 4·12재보선이 있었습니다. 위 지면을 제작하고 인쇄로 넘긴 시각이 12일 23시 57분이었습니다. 평소보다 두 시간 정도 늦은 마감입니다. 당연히 배송 문제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새벽 한 시 넘어 박빙인 선거결과를 정리하고 인쇄까지 마쳤는데 배송을 못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만드는 처지에서 피눈물 나는 일입니다. 신문을 독자에게 무사히 전할 수 있다면 특별한 날 마감 좀 늦는다고 문제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