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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6년 10살

라면

to 10살 이예지 양



냉장고 채소를 모두 동원했단다. 맛가기 직전이더구나. 살릴 것은 살리고 버릴 것은 버렸지. 끓는 물에 아낌없이 무를 넣었어. 한참 끓이다 양파와 애호박을 넣었고. 깊은 맛이 눈에 보이더라. 낮잠을 자다가 깬 네가 짜증 가득한 얼굴로 식탁에 앉았잖아. 국물을 살짝 맛보더니 '으흥' 하며 나오는 콧소리. 얼굴도 환해졌고.


"아빠, 국물이 진짜 깊고 맛있어요."


'깊고'라… '엄지척'은 보너스니? '아빠 라면'이 그렇지 뭐. 후훗.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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