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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6년 10살

딴말

to 10살 이예지 양



외숙모가 딸 대학 합격기를 한참 얘기하는 것을 듣던 네가 자그맣게 얘기했지.


"아빠, 난 엄마와 아빠가 실망하지 않는 대학 갈 거에요."


실망이라. 네가 계단에서 굴러 입원했을 때 네 옆에서 수없이 다짐했던 게 있단다. 존재 자체를 고맙게 생각하며 살겠다고.


"아빠는 예지가 아무 대학이나 가도 돼. 대학 못 가도 상관 없어. 실망 같은 거 안해."

"진짜?"

"응."

"나중에 딴말하기 없기."


앗! 아가, 처음 한 말은 진심이었니? 그리고 아빠는 몰라도 엄마는 만만찮을 것이야. 후훗.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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