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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6년 10살

유통기한

냉장고에 있는 플라스틱 우유병을 보니 희미한 글씨가 적혀 있더구나. 볼펜으로 꾹 눌러썼네. 쉽지 않았을 텐데.


'유통기한이 지났습니다. 이예지'.


3일 지났구나. 엄마·아빠가 모르고 마실까봐 불안했니? 마음 씀씀이가 기특하고 고마웠다. 아빠는 남은 우유를 마저 마셨어. 3일 지났으니 마신 게 아니라 분리배출인가? 네가 좋아하는 떠먹는 요구르트도 아빠는 날짜 지난 것만 먹거든.


"아빠, 날짜 지난 거 왜 먹어?"

"지구를 위해서."


지구를 위한 게 또 너를 위한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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