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먹고 싶은 것을 물었더니 또 '라면'이었다. 마침 소고기국이 있으니 점심 때 밥을 먹고 라면은 나중에 간식으로 먹자고 제안했지. 뜻밖에도 너는 순순하게 받아들이더구나.
오후에 다시 외식하자고 제안했지. 외식 자체도 좋지만 라면 약속을 잊게 하려는 뜻도 있었단다. 너는 어김없이 약속을 상기시키더구나. 일단 변명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어.
"곧 외식할 것이고, 지금 라면 먹으면 배가 부를 것이고, 배 부르면 맛있는 것을 먹기 어려울 것이고."
"아빠, 아빠 말 알겠고 맞는 말인데 약속했잖아."
아주 단호하더구나. 라면이 입맛에 맞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