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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7년 11살

천재

to 11살 이예지 양



사람이 그렇다. 함께 살다보면 변화라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단다. 너는 부쩍 자랐건만 정작 6살 이예지 양과 11살 이예지 양 차이는 뭔가 계기가 있어야 알아채곤 한단다.


이를테면 끼니를 제때 채우지 못한 아빠가 집으로 들어가면서 엄마에게 밥 말고 안주 비슷한 거 없냐고 단톡방에서 물었잖아. 엄마는 고기, 소세지, 만두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고. 진정 자애로운 메뉴에 허우적거리며 고민에 빠진 순간 네가 냉큼 답글을 달더구나.


"안주는 소세지 아니면 만두지."


네가 어찌 그렇게 확신에 가득 찬 답글을 달 수 있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다만 답글을 본 순간 아빠 느낌은 이랬다. 천재 아니야?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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