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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좋아

[신짱](24)가짜 뉴스 덕에 얻은 기회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니라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4월 3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가짜뉴스' 이미지 검색.


구글 이미지에서 '가짜 뉴스(fake news)'를 검색했습니다. 위 그림과 같은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SNS나 메신저 서비스로 가짜 뉴스 접한 적 있습니까? 가짜 뉴스를 퍼나르기도 했습니까? 혹시 피해를 입은 적은 있나요? 진짜·가짜 구별은 쉽습니까?


신문사 구성원으로서 가짜 뉴스는 참 꼴보기 싫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 가짜 뉴스가 신문에 새로운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남도민일보 2017년 4월 3일 자 1면.


가짜 뉴스 특징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출처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기사 내용 출처도 분명하지 않지만 어느 매체에서 첫 보도가 나왔는지 확인하기도 어렵습니다. 출처가 분명하지 않으니 책임지는 주체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퍼뜨리는 주체는 너무 많은데 저마다 '옮겼을 뿐'이라고 넘어갑니다. 그래서 가짜 뉴스는 마땅히 책임져야 할 생산자보다 불특정 다수인 유포자에게 책임을 묻는 일이 잦습니다.


가짜 뉴스는 정보 과잉이 낳은 부작용입니다. 이제 생산자와 수요자 '의지'로 극복할 단계는 넘어선 듯합니다. 이런 환경에 지친 정보 수요자는 '진짜'를 정리해서,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수단을 찾게 됩니다. 특별한 게 아니라 결핍이 낳는 욕구입니다. 이 지점에 신문이 다시 자리매김할 공간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신문은 출처와 주체가 분명하며 지면이 지닌 물리적 한계 때문에 정보를 취사선택해야 하는 매체입니다. 인쇄 공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정보를 가공할 시간도 필요합니다. 요즘 미디어 환경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특징입니다. 하지만, 가짜 뉴스에서 벗어날 길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고민하겠습니다.


어쨌든 오늘 경남도민일보 1면 '법 위반 홍준표 박근혜 겹친다' 기사는 출처와 책임 주체 모두 분명한 진짜 뉴스입니다. 내용을 보니 좀 심각합니다.



경남도민일보 2017년 4월 3일 자 3면.


기다리는 고정물이 있으면 신문 보는 게 더 즐겁습니다. 연재물을 진행할 때 잘 보고 있다거나 다음 연재가 언제 나오느냐고 묻는 독자를 만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한 주 동안 지역 정치·행정에 별점을 매기는 이 연재는 밋밋한 뉴스에 얼핏 예능감이 느껴져 좋습니다. 별 4~5개 받는 소식이 뜸해 아쉽지만 별 한두 개 받는 이유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저나 이주영 의원실 내용은 읽고 보니 별 한 개 반도 후합니다.



경남도민일보 2017년 4월 3일 자 14면.


제가 또 좋아하는 연재 '저금통 끼끼의 모험'입니다. 이 연재는 여러모로 경계가 모호한 기사입니다. 누군가 저널리즘에 충실한 기사냐고 묻는다면 쉽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그 모호한 지점 어딘가에 담긴 잠재력을 신문이 제것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