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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7년 11살

엄마가 살짝 구운 식빵에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을 끼워 세 조각을 만들었을 때는 분명 아빠 몫도 있었을 테다. 그게 두 조각이든 한 조각이든 말이다. 복숭아를 우유와 함께 갈면서 잠깐 뒤돌아보니 세 번째 빵조각이 네 입으로 들어가더구나. 도대체 엄마는 네 성장속도를 어떻게 계산한다니? 재빨리 냉장고에서 푸딩을 꺼내 너에게 내밀 수밖에 없었다.


"예지, 푸딩이랑 빵이랑 바꿔 먹자."

"벌써 한입 먹었는데."

"괜찮아, 괜찮다고!"


아빠 빈속으로 출근할 뻔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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