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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라니까

나는 고양이라니까

이랬던 녀석이...

 

 

2015년 8월 딸 성화로 고양이를 식구로 맞았다. 동물에 애정도 없거니와 키운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혼자 자라는 딸이 그저 안쓰러웠을 뿐이다. 딸은 러시안블루 종인 수컷 고양이를 '하늘이'라고 불렀다.

 

몇 개월 뒤 나에게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급성 천식으로 응급실 신세를 지고 20년 남짓 태운 담배를 끊었다. 끊음을 당했다. 안그래도 곱지 않은 녀석이 소소한 즐거움을 예고 없이 앗아갔기에 미움은 더했다. 내쫓기에는 이미 딸과 정이 깊게 들어 그냥 살기로 했다.

 

같이 살다 보니 이 생명과도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된다. 미운 감정은 여전하다. 털 알레르기 때문에 다가오면 질겁하지만 내 마음과 별개로 예쁜 구석이 상당히 많다. 게다가 이제는 이 녀석 입을 빌려 소소한 이야기를 펼칠 생각도 든다. <나는 고양이라니까>라는 제목을 보고 일본 소설가를 떠올렸다면 맞다. 굳이 다른 제목을 떠올리고자 애쓸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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