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고양이라니까

 

밤은 얼마나 훌륭한가. 나는 한밤 중에 별을 보며 생명과 우주가 교감하는 그 고요를 즐겨. 사고는 한없이 뻗어나가고 깊어지지. 그런데 저 인간이라는 것들은 그 소중한 시간에 잠을 퍼 자. 가끔 나만 알 수밖에 없는 그 즐거움을 기꺼이 나누고자 방문을 두드리면 아빠 양반은 오히려 자라고 역정이야. 미쳤나 봐.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어. 더 어이 없는 것은 잠들기 더할나위 없이 좋은 햇살이 들어올 때부터 이것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거지. 정작 잠들어야 할 시간에 말이야. 무슨 생체리듬이 그 따위인지 모르겠어. 인간이 아무리 기를 써도 고양이만큼 성숙할 수 없는 이유라고 생각해. 자야 할 시간에 움직이고 사색할 시간에는 퍼 자고 있으니. 야옹.

 

 

 

 

 

 

'나는 고양이라니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묘복(猫福)  (0) 2017.09.14
급식  (0) 2017.09.12
교양  (0) 2017.09.12
감수성  (0) 2017.09.11
의문  (0) 2017.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