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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라니까

수신(修身)

 

 

아빠 양반이 그러더군. 하늘이는 '수신' 하나는 확실하다나? 항상 몸을 핥고 닦으며 맵시를 내는 게 중요 일과니 뭐. 사실 고양이만큼 수신에 성실한 생물도 없지. 그나저나 아빠 양반은 내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 같은 말도 모르는 줄 아나 봐. 저 쉬운 말조차 이해 못하는 쪽은 인간인데. 아빠 양반만 봐도 세상 돌아가는 일을 막 평해. 나라 일에 치를 떨고 나서 집안일을 하지. 마지막에 가까스로 씻더라고. 그러니까 '평천하치국제가수신'이잖아. 일에는 순서가 있는데 뭐가 중요한지 전혀 몰라. 아주 한심해.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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