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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6년 10살

직언

to 10살 이예지 양



엄마가 야심차게 준비한 김무침이… 그래, 웬만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엄마가 인정하더라. 짰다. 그래도 첫 시도니 너그럽게 먹자꾸나. 이럴 때 한 번 참아야 일상이 편한 법이란다. 더군다나 첫 시도라고 하지 않니?


"엄마, 레시피 대로 안 했어?"

"했어. 간장을 조금 많이 넣었나 봐."

"티스푼으로 한 스푼? 두 스푼?"

"아니, 그냥 감으로 했어."


딱 이정도 대화에서 끝났으면 무난하겠다고 생각했단다.


"TV에서 쉐프들도 감으로 양념을 넣던데, 맛있던데."


한마디 박아놓더구나. 물론 곧 "엄마가 요리를 못한다는 뜻은 아니야"라고 쉴드친 것은 아주 훌륭한 감각이었다. 여튼, 이유는 잘 모르겠다만 네 직언에 청량감을 느꼈단다. 물론 아빠가 엄마에게 직언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란다.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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