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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6년 10살

보글보글

컴퓨터와 40인치 TV를 연결해 너와 '보글보글' 2인용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더구나. 이런 게 '과학기술의 진보'가 아니라면 뭐가 과학이고 문명인가 싶단다.


헤벌레 하는 네 표정에서 이 게임이 고전이며 명작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네 엄마는 왜 가만 있는 딸에게 느닷없이 오락 따위를 가르치느냐고 발끈하더구나. 그런데 아가, 아무리 네 엄마가 우리집 끝판왕이지만 말은 바로해야겠다. 이 오락은 예전에 네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이미 전수한 바 있다. 새삼 느닷없이 가르친 게 아니지.


게다가 이 게임은 과거 아빠 연애 시절 네 엄마에게 전수한 것이기도 하다. 그때 둘이서 노트북 앞에 앉아 끊임없이 연결해 마지막 100번째 라운드를 클리어 해내며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확인했지. 여러 정황으로 미뤄 보건데 엄마가 자기만 빠져서 삐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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