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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7년 11살

가치

to 11살 이예지 양



"아빠, 그런데 왜 그냥 나가면 2만 원이고 씻고 나가면 5만 원이야? 줄려면 똑같이 주던지."


네가 보편적 복지 개념을 이미 체화한 듯해 흐뭇했다. 따로 가르친 적도 없는데 말이다. 저것들은 이런 일조차 급을 나눠 비용으로 환산해야 직성이 풀리나 보다. 돈이 곧 가치고 신념이지.


"그나저나 예지, 너는 5만 원 줄 테니 엄마 밉다고 하라면 하겠어?"


순간 5만 원이 너무 큰돈 아닌가 걱정했다. 네가 덜렁 하겠다고 하면 어쩌나 싶었지.


"아니. 돈과 바꿀 게 있고 안 바꿀 게 있지."


맞다. 그게 가치고 신념이다.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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