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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7년 11살

감기

to 11살 이예지 양


감기·몸살이라고? 코를 풀며 힘들어 하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학교 수업이 어렵겠더구나. 하루 쉬어야지? 힘겨운 듯 고개만 끄덕거렸지만 표정은 한결 밝아지더라. 아빠가 그런 순간은 잘 잡아낸단다.

어쨌든 엄마·아빠는 출근하니 외할머니 댁에 가야지. 맞아, 네 파란나라. 천사 같은 외할머니가 살고 꿈과 사랑이 가득하며 숙제 따위 없는 곳. 차에서 내리는 네 한손에는 심심할 때 보겠다며 챙긴 책이 가득한 가방, 다른 한손에는 네 엄마가 반찬 얻어올 때마다 챙겼던 빈 플라스틱 통을 가득 담은 큰 봉투가 있었다.

"아빠, 잘 다녀와. 사랑해."

양손에 제법 묵직한 짐을 들고 외할머니 댁으로 뛰어가는(?) 네가 참 건강해 보였다. 어서 회복하거라.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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