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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빨

[어사빨](2)가고 싶은 좌빨 소굴

경남도민일보는 새누리당 빠들이 드물다는 점에서 '좌빨 소굴'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김주완 편집국장이 기자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밖에서 누가 편집국에 들어오면 친절하게 맞아라. 모니터에 코만 쳐박고 졸라 일하는 척 하지 말고!


물론 말투는 훨씬 부드러웠지.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말을 듣고 옛일이 하나 떠올랐다. 민주노동당(2004년 정도 되겠군) 한 의원 보좌관에게 들은 얘기야.


당사에 가끔 어르신들이 찾아와요. 대부분 억울한 사정이 있는 분들이지요. 그런데 입구에서 안절부절해요. 누구한테 가야할지 모르거든요. 그렇다고 누가 안내를 해주는 것도 아니에요. 컴퓨터만 계속 보고 있지요. 어르신들 대하는 표정도 늘 굳어가지고…. 그런 걸 보면 우리 어머니조차 중앙당사로 오라고 하기 꺼려져요.


이번에는 목격담이다.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모 의원 사무실 풍경이야. 그쪽도 지역에서 뻔질나게 어르신들이 찾아와. 대부분 처리하기 까다로운 민원을 들고 오지. 사무실 입구에는 어여쁜(물론 이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비서가 밝은 표정으로 어르신을 맞아.



대충 이런 느낌이다.


그리고 깍듯하게 인사하고 안으로 모시지.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차는 뭘로 하실 거냐, 의원님은 어찌저찌 이래저래서 못 들어오시니 보좌관(또는 비서관)님을 불러드리겠다.


어르신 표정? 그냥 뻑가. 잠시 뭣 때문에 왔는지 잊을 정도야. 처자 몇 살이냐, 결혼은 했느냐, 며느리 삼았으면 좋겠다…. 그때마다 상냥하게 또 정중하게 대답하고.


돌이켜보면 대부분 어르신은 민원을 바로 해결하겠다고 오는 게 아닐지도 몰라. 자기도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어. 어르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들어주는 사람이야. 자기 얘기에 귀기울여 주는 거.


다시 물을게. 지난하고 답 없고 때로는 내 생각과는 완전 다른 갑갑한 어르신들 얘기를 들을 준비가 돼 있어? 말 잘하는 좌빨도 중요한 자산이지만, 말 잘 들을 줄 아는 좌빨도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때? 혹시 같은 좌빨들끼리 말을 섞을 때도 조금이라도 다르다 싶으면 듣기 싫어하는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