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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빨

[어사빨](4)교수·판사는 되고 좌빨은 안 돼?

교수, 판사, 기자 그리고 좌빨.


순서는 의미 없고. 말 꼬아서 하기로 둘째라면 서러운 사람들 되겠다. 그런데 말을 꼬아서 하는 것도 저마다 특색이 있어. 대충 살펴 보자.


먼저 교수는 어려운 단어 선택과 인용에서 꼬여. 어려운 단어 선택은 전공이라는 것을 살리다 보면 줄기차게 튀어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인용은 그렇게 해야 권위가 서는 건가? 잘 모르겠다.



잇츠 디피컬트! 플뤼즈 이지~


판사는 어떨까. 판사가 하는 말이야 판결문을 읽는 것이니 판결문을 보면 되거든. 판결문을 읽을 때마다 막히는 게 한자와 이중·삼중 부정이야. '법률용어'라고 하는 한자는 그야말로 '나 완전 열심히 공부해서 판사됐거든'이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치고. 문제는 이중·삼중 부정… 이게 골때려. 이렇게 봐야 하는 게 아닌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판사님!!!



그래서요? 우짜라고요!


기자는… 미안, 매우 부끄럽군. 먼저 자기도 뭔지 잘 모르고 쓸 때, 아니면 취재한 것보다 있어 보이게 쓰려고 할 때 말(글)이 꼬여. 아! 물론 교수와 판사스킬을 무의식 중에 동경하다가 사단이 나기도 하지. 이 정도만 하자. 자해하는 것 같아서.


그렇다면 좌빨은 어디서 문제가 생길까. 아마 좌빨을 좌빨답게 보이게 하는 '용어'에서 나오지 않을까. 뭐 요즘이야 많이 부드러워졌지. 일상에서 막 쓸 정도로 막나가는 좌빨도 드물고. 그래도 한번씩 툭 튀어나오더라. 성명서나 집회 구호, 기자회견 때, 아니면… 술 처마시면.



이 영화 보면 '용어'쫌 나오더라.


그런데, 사실 요점은 따로 있어. 물론 말에 힘을 빼고 글을 쉽게 쓰는 것은 좌빨에게 큰 과제라고 생각해. 교수, 판사, 기자도 마찬가지야. 이거 잘하면 능력보다 더 인정받을 거야. 하지만 생각해 봐. 교수, 판사, 기자가 '글지랄', '말지랄'이 좌빨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데 왜 이게 좌빨에게 가장 심각한 과제가 될까.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교수, 판사, 기자는 글과 말로 사람들과 담을 쌓아야 어느 정도 권위가 선다고 믿는 사람들인 반면(물론 훌륭한 사람일수록 반대로 생각함) 좌빨은 글과 말은 물론, 무엇으로든 담을 쌓아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잖아. 특히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또 결국 어르신 문제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게 핵심이야. 교수, 판사, 기자 등은 어쨌든 어르신들이 먹어주잖아. 그러니까 어르신들은 얘네들이 쫌 복잡하게 힘 들어가는 말로 이리 둘러치고 저리 꼬아도 대충 넘어가. '많이 배운 양반들이라 그런지 다르네' 이러면서. 골때리지? 그런데 어르신 보기에 좌빨들은 어떨까?


조또 없으면서 입만 산 새끼들


그래서 좌빨 얘기라면 기를 쓰고 흘겨보는 경우가 많아. 어떡해? 이게 좌빨 잘못이야? 물론 아니지. 그래도 어르신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여 보겠다면 방법은 두 가지야. 조또 없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든지, 입만 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든지. 물론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전'은 나중에 기회 있으면 또 얘기하자. 그리고 아무리 속상하고 힘들고 바빠도 새해는 더 행복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