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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빨

[어사빨](3)어르신께 '가오'를…

나이 50이 넘으면 남는 게 뭘까? 꼭 남기고 싶은 게 뭘까? 뭐 답은 많겠지만 오늘 얘기하고 싶은 것은 바로 '가오'다. 그래, '가오 잡고 앉아 있네' 할 때 그 '가오' 맞다.



좀 느낌이 오냐?


옛날 일이야. 아들이 <경남도민일보>에서 일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응은 밋밋했어. 그냥 직장은 어떻게 구했구나… 뭐 이런 느낌이었지. 문제는 부모님 지인들이 '아들 뭐하냐'고 물을 때였어. '신문사 기자'까지는 괜찮았는데 <경남도민일보>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거야. 부산 사람들이 잘 모르잖아. 그래서 대충 얼버무리더라고. 가오가 안 사는 거지.


그런데 한때 출입처가 국회·청와대 이렇게 정해진 적이 있었어. 그때부터 같은 질문에 대한 어무이, 아부지 반응이 쫌 달라져. '신문사 기자인데, 국회·청와대를 출입하더라고…' 이런 식이지. 신문사가 중요한 게 아니야. 가오만 살면 되거든. 어르신에게는 그런 게 중요해. 그렇다면 가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뭐 바로 이렇게 표 나면 좋지만.


가오라는 게 척 봐서 남들이 부러워할 게 있으면 바로 생기지. 그게 재산이든 명예든 잘난 자식이든 잘 나가는 친구든 말이야. 그런데 그런 거 모두 갖추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 드물 수밖에 없잖아. 그럴 때 부족한 가오는 뭘로 채울까? 바로 자존심 아니겠어? 끝없는 자기 합리화와 자기 확신에서 나오는 그거!


어찌됐던 내가 살기는 더 살았다. 얼라들보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알 것은 더 잘 알고. 세상이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 하나. 이론으로 뭐가 돼? 부딪혀봐야지. 살아 보니 말이야, 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야



좌빨 정신 기본은 '개무시'?


그런데 안타깝게도 좌빨 정신세계는 기성세대가 만든 부조리에 대한 거부, 즉 '개무시'가 그 바탕 아닌가. 그거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빠락빠락 티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야. 더군다나 우리 좌빨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는 과정에서 어르신 도움이 필요하다면 더욱 그렇지.


어르신에게 필요한 것은 논리, 정당성, 당위성 따위가 아니야. 그거 당신들도 이미 차고 넘친다고 생각하거든. 좌빨들이 아무리 대단한 걸 들고 덤벼봤자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싸가지 없음'으로 수렴해. 어르신 가오를 살리면서 좌빨에게 힘을 보태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 쌈박한 방법 없을까? 생각나는 거 없으면 차라리 무릎꿇고 빌자. 졸라 불쌍하게라도 보이게


좌빨들이여, 어르신들께 가호(加護)를… 아니, '가오'를!